▲ 서로 격려하는 클롭과 포체티노(왼쪽부터)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리버풀도, 토트넘도 물러날 때보다 상대를 몰아칠 때 강하다. 그래서 주도권 다툼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과 리버풀은 2일(이하 한국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완다메트로폴리타노에서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 모두 시즌 마지막을 우승으로 장식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리버풀은 플랜A가 강한 팀이다. 어떤 팀을 만나든 4-3-3 형태로 경기에 나선다. 후방에서 균형을 잡아줄 미드필더를 1명을 배치하는지, 혹은 2명을 두는지에 따라 약간의 변화가 있을 뿐이다. 최전방에 배치된 스리톱부터 강하게 전방 압박을 펼친다. 압박으로 실수를 유도한 뒤 공을 빼앗으면서 상대의 경기 운영을 망가뜨리는 것이 리버풀의 특기다.

토트넘 역시 주도권 싸움을 즐긴다. 상대가 점유율을 중심으로 경기를 풀 때마다 전방 압박을 들고나와 맞불을 놓고 빌드업부터 흔드는 것이 장기다. 상대에 맞춰 역습 전술을 들고나오는 경우가 가끔 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역습 전술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지난 4월 1일 벌어졌던 두 팀의 맞대결을 참고하면 이번 경기도 '맞불'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기에서는 리버풀이 2-1로 승리를 거뒀는데 후반 추가 시간 토비 알더베이럴트의 자책골이 결정적이었다. 사실상 경기 양상은 팽팽했다. 

전반전은 완전한 리버풀의 페이스였다. 토트넘이 스리백을 들고 나와 좌우 수비 간격을 좁혀 리버풀의 공세를 우선 차단하려고 했다. 하지만 전술은 결론적으로 실패가 됐다. 토트넘의 수비진이 리버풀의 공격을 일방적으로 받아내는 흐름이 되고 말았던 것. 전반 16분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선제골이 나오면서 리버풀이 분위기를 잡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들어 대니 로즈를 전진 배치해 윙어처럼 쓰고 얀 베르통언을 왼쪽 수비로 옮겼다. 앞에 무게를 두고 리버풀의 공격적 전술에 맞서겠다는 뜻. 그리고 후반 25분 루카스 모우라가 1골을 만회하면서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이 골을 바탕으로 역전도 노렸다. 후반 40분 무사 시소코와 손흥민이 멋진 역습을 전개했지만 페어질 판 데이크의 침착한 수비에 차단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을 터. 

경기 주도권 다툼을 벌일 때 토트넘의 색이 잘 나왔다. 역습은 분명 토트넘의 무기 가운데 하나지만, 역습만 노리고 나설 경우 역효과가 나기도 했다. 무엇보다 토트넘은 8강에서 맨체스터시티를 상대할 때 정상적인 경기 운영으로 4강에 오른 바 있다. 상대에 맞추느라 스스로의 장점을 놓치는 대신, 스스로 잘하는 것을 펼쳐보이려고 한 것이 적중했다.

그간 전적을 리버풀을 향해 웃는다. 포체티노 감독과 위르겐 클롭이 각각 토트넘과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은 뒤 두 팀의 상대 전적은 일방적으로 리버풀을 향해 웃는다. 토트넘은 1승 4무 4패로 절대적인 열세에 있다. 토트넘이 웃은 기억은 2017-18시즌 9라운드 맞대결이다. 당시 데얀 로브렌의 치명적인 실수와 해리 케인, 손흥민의 빠른 공격으로 리버풀을 4-1로 완파했다. 먼저 득점하면서 주도권을 잡은 경기였다.

두 팀 모두 주도권을 쥐고 있을 때 잘한다. 당연히 수비적인 경기보단 서로 공간을 노출해가며 힘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당연히 양쪽 모두에게 기회가 온다. 클롭 감독은 "(승부차기로 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두 감독의 첫 맞대결인 2015-16시즌 9라운드에서 무승부를 거둔 뒤 단 1번도 무득점 경기는 없었다. 2016-17시즌 25라운드에서 리버풀이 2-0으로 승리한 경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7경기에선 두 팀 모두가 골을 터뜨렸다.

불과 불의 싸움이다. 물러나면 그 화력에 크게 다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두 팀은 서로를 잘 안다. 이번 싸움에서는 더 적극적인 팀이 웃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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