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정용 U-20 대표팀 감독이 경기별 전술을 설명하고 있다.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한준 기자] "첫 번째로 전술적 콘셉트가 확실해야 합니다."

정정용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축구 국가 대표팀 감독이 국내 지도자들에게 2019년 FIFA 폴란드 U-20 월드컵 준우승의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귀국 이후 환영 행사 및 언론 일정으로 바빴던 정 감독은 28일 한국체육대학교 필승관 강당에서 열린 2019 한국축구과학회 컨퍼런스의 마지막 세션 강사로 나서 U-20 월드컵을 리뷰했다.

이 자리에서 오성환 피지컬 코치가 U-20 월드컵 대비 체력 훈련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고, 정 감독은 경기별 포메이션과 전략, 득점 패턴 준비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강의를 마친 뒤 이용수 한국축구과학회 회장과 대담을 가진 정 감독은 U-20 월드컵 준비를 위해 중요한 부분에 대해 문자 “첫 번째 전술적 콘셉트가 확실해야 한다"고 했다.

정 감독은 "AFC U-19 챔피언십이든 FIFA U2- 월드컵이든 대회 특성에 맞춰 전술 콘셉트를 정확하게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정 감독은 이날 강연에서 조별리그 3경기와 토너먼트 4경기 등 총 7경기에 세 개의 포메이션을 사용했다며 플랜A는 물론 경기별 맞춤 전술, 경기 중 전술 변화 등을 구체적으로 준비했다고 했다. 기본 전술로 삼은 3-5-2 포메이션은 AFC U-19 챔피언십에서 드러난 문제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3가지 포메이션 있었다. 3-5-2를 우리 팀의 기본, 카운터 어택 통한 전술 포메이션 가져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전에 AFC 대회에 가서는 3-4-2-1 포메이션, 4-2-3-1 포메이션 두 가지가 있었다.  3-4-2-1 에서 수비로 전환하면 5-4-1이 되면 원톱이 들어간다. 고립되는 상황이 AFC 챔피언십에 노출되었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3-5-2로 전환했다. 수비로 전환하면 5-3-2가 된다. 투톱이 되면 볼 탈취 후 공격 전개가 용이한 부분이 있어서 월드컵 주 포메이션은 3-5-2였다."

포루투갈전은 3-5-2로 나섰지만 초반에 경기가 잘 풀려 공격적으로 나섰다 역 카운터를 당해 어려웠다며 남아공과 2차전부터는 계획대로 잘 됐고 설명했다. 다음은 정 감독이 밝힌 경기 별 전술의 상세 설명이다.

"포르투갈과 1차전에서 이기면 원하는 상황 가지만 지면 최악의 상황 맞을 수 있으니 남아공과 2차전에 포커스 맞췄다. 공격적으로 나가려면 미드필드 숫자가 많아야 하니 포백으로 나갔고, 4-2-3-1 포메이션으로 했다. 전반전에 실점하면 힘들어지니까 포백으로 지키다가 후반전에 더 공격적으로 라인 올리고 과감하게 풀백 까지 나가게 해서 결과적으로 승리했다. 아르헨전은 무승부만 해도 우리가 원하는 승점 4점이 된다. 우리가 잘하는, 준비했던 3-5-2로 했다. 득점 장면을 보면 카운터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했고, 원하는 방향으로 갔다."

16강 한일전 "한일전은 연령별 교류전이 많았다. 일본팀은 우리 팀과 하면 전방 압박을 부담스러워한다. 일본 팀도 감독이 전임지도자를 오래해서 그렇게 준비하지 않을까 생각했고, 우리는 의외로 3-5-2로 전반전은 지키게 했다. 우리의 약점이 있는데, 3-5-2의 약점은 빠른 패턴으로 측면을 잡으면 힘들어진다. 예선전은 아르헨, 포르투갈의 개인 능력이 좋아서 원투 패스보다 (공을) 갖고 다녀서, 3명의 미드필더가 위치를 잡을 수가 있었다. 일본 팀은 원투 패스가 빨라서 빠른 전환을 한다. 우리 약점이 측면에 왔다갔다 두 번만하면 체력이 많이 떨어진다. 그게 경기 중에 일어났고 일본팀이 그걸 공략해서 변화를 줬다. 강인이를 내려서 5-4-1로 변화줬다. 후반전에 우리가 생각한 포메이션 4-2-3-1로 바꿔 공격적으로 잘 했다."

8강 세네갈전 "19세 AFC 대회에서 한 3-4-2-1이었다. 상대 블록이 서는 공간에서 점유율 가지면 좋은 경기력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3-4-2-1을 택하면서 두 명의 윙어를 안으로 끌어당겨서 안에서 볼 받게 하고 측면 윙백 많이 움직이게 했다. 그리고 지고 있을 때 포백으로 전환했다. 이재익을 빼는 것이고, 미드필드를 강하게 하고 윙어를 만드는 4-2-3-1을 했다. 2-2 상황에서 연장전 가서 강인이도 몸이 안좋아서 빼고 주성이를 투입해서 다시 3-5-2 했는데 마지막 1분에 못이기고 3-3이 됐다."

4강 에콰도르전 "그렇게 만날줄 몰랐다. 마지막 평가전이 에콰도르전이었다. 거기서 선수들이 자신감 얻었다. 남미 1위팀이고, 결과론적으로 1-0으로 이겼다. 그날 3-5-2 시스템 그대로 포메이션 갖고 나가서 준비한 것에 신뢰, 확신이 된 경기였다. 상대 감독도 끝나고 우리와 붙을 생각을 못했을 거다. 내게 와서 “우리 팀은 5백에 힘들어 하는 거 같다. 상대 붙으면 포백인데 한국 5백은 쉽지 않은 거 같다”고 얘기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다가 한번 더 당해봐라. 한번더 해보자. 정공법 가보자. 그래서 준비했다." 

마지막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정 감독은 34도의 무더위에서 한 첫 경기였다며 더 세밀한 전술적 준비가 필요했다고 복기했다.

"우리가 잘 하는 것(3-5-2)을 했는데 내 실수도 있었다. 날씨가 34도. 7경기 중에 그런 날씨가 처음이었다. 그 부분에서 전술적으로 좀 더 디테일하게 해야 했다. 전술적으로 교체 타이밍에 대해서도 더 냉정해야 했다. 첫 번째로 우리가 그 선수들이 잘하는 것 중 하나가 전술 변화가 어느 시점에 공격적으로 나가야 하는지 알아야 하기에 4-2-3-1로 후반전에 변화 주는 게 지금까지 해온 패턴이니 준비했다. 생각 외로 내가 느끼기에도 선수들이 벤치에서 느끼기에도 육안으로 보기에도 반응 속도가 굉장히 떨어졌다. 그걸 내가 끌어내기 부족했다."

▲ 세컨드볼 잡는 위치까지 세트피스 전술로 준비했다고 밝힌 정정용 감독 ⓒ한준 기자

정 감독은 세트피스에서 득점할 수 있는 것이 U-20 대표팀의 컬러였다고 했다. 

"늘 강조하는 건데  결과를 내기 위해, 총 득점에 세트피스(총 9골 중 3골)가 많다. 세트피스와 PK 비율이 높다. 아웃 오브 플레이 싸움. 이게 빠른 템포다. 상대가 전열을 가다듬기 전에 만드는 것. 이게 우리 팀 컬러다. 아쉬운 건 스로인 상황의 득점이 없던 것이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득점, 세네갈전 코너킥, 에콰도르전 프리킥 빠른 공격. 그게 우리가 가진 장점이다. 아무래도 팀의 결과를 만드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술적 팀 컬러가 확실했고, 다양한 플랜을 사전에 준비했기에 U-20 대표팀은 유럽,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등 다양한 팀을 만나서 중심을 잡고 결승까지 갔다. 오성환 피지컬 코치가 체력의 중요성도 설파했지만, 동시에 정 감독은 전술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스포티비뉴스=잠실,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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