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일본의 축구 천재로 떠오른 구보 다케후사(18, 레알 마드리드)는 2019 코파 아메리카에서 꽤 강한 인상을 남겼다. 26일 에콰도르와 대회 3차전 후반 종료 직전에는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 반칙으로 무료 처리됐다.
기량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지만, 내년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일본 23세 이하(U-23) 팀에서 자기 기량을 보여줬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일본이 두 단계 위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어색함 없이 뛰는 구보를 기대하는 이유다.
구보는 FC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성장했다. 라마시아로 불리는 유스팀에서 기량을 연마했다. 백승호(지로나),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와 같은 코스를 밟은 것이다.
하지만, 구보는 일본 J리그 FC도쿄로 돌아와 뛰다 레알 마드리드 B팀 격인 카스티야로 향했다. 바르셀로나가 아닌 레알로 선택한 것에 대한 물음표가 붙은 것이 사실이다.
일본 매체 스포르티바는 26일 흥미로운 분석을 했다. 구보 스스로 애정이 깊은 바르셀로나가 아닌 레알로 선택한 것은 여러 사정이 섞인 결과라는 것이다.
올 시즌 바르셀로나B에는 구보와 유스팀에서 성장했던 선수들이 많아 적응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또, 볼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바르셀로나의 성향이 구보에게도 맞았지만, 대우 차이가 레알을 선택하는 결정적인 이유였다고 한다.
바르셀로나는 구보에게 연봉으로 25만 유로(3억2천만 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B팀 계약 기준이다. 그러나 레알은 같은 B팀 계약이지만, 1백만 유로(13억 원)를 내밀었다고 한다. 금액 차이가 워낙 크니 구보에게 선택지가 달리 없었다는 것이다.
바르셀로나 B팀의 경우 유망주를 계약하는 과정에 연봉 상한선 있어 구보 측이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특히 라마시아에서 성장한 선수들을 우대하지 않는 풍조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라마시아가 방향을 잃고 있다는 이야기는 최근 몇 년 사이 유럽 언론을 통해 자주 나왔던 이야기다. 특히 2014년 국제축구연맹(FIFA)이 18세 이하(U-18) 계약 금지 조항을 어긴 이유로 바르셀로나에 징계를 내리면서 대회 출전이 어려워졌고 많은 선수가 살길을 위해 팀을 떠났던 것도 구보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이는 바르셀로나 성인팀 데뷔를 원했지만, 징계로 다른 팀을 찾아 떠난 백승호, 이승우 사례와도 비슷하다. 유럽연합(EU) 출신이 아닌 선수들에게는 FIFA의 징계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라마시아가 성인팀으로 이어지는 전통이 깨졌다는 분석이다.
성인팀이 젊은 선수에게 적은 돈을 지급하면서도 토마스 베르마엘렌, 안드레 고메즈 등 주전 경쟁에서 밀린 이들에게 상당한 이적료를 지급해 영입한 것도 유스팀 선수들의 의욕을 꺾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런 이유로 인판틸(12~13세), 카데테(14~15세), 후베닐(16~18세)급에서 성장하던 유망주들이 다른 유럽 명문 구단의 이적 제안에 주저 없이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보 역시 바르셀로나로 갈 이유가 없었다는 논리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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