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위를 넘보고 있는 kt는 상위권 팀과의 전반기 남은 8경기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kt위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세상사가 모두 그렇듯 좋은 시기만 누릴 수는 없다. kt가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9연승이라는 업적보다 더 중요한, 남은 전반기 8경기다. 이 시점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은 다행이지만,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kt는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에서 3-12로 크게 졌다. 선발 배제성이 2⅔이닝 8실점하고 무너졌다. 어떻게 손을 써볼 방도도 없이 경기가 흘러갔다. 이강철 kt 감독도 무리하지 않았다. 엄상백(3⅓이닝)에 이어 그간 활용도가 높지 않았던 김대유 조현우에게 1이닝 이상을 맡기며 10일 경기에 대비했다. 야수들도 고루 썼다. 엔트리의 14명이 모두 나갔다.

최근 9연승의 신바람을 냈던 kt다. 6일 대전 한화전에서 연승이 끊기기는 했지만 7일 짜릿한 역전승으로 우세 3연전을 완성했다. 기세가 좋았다. 그러나 상위권 팀이자 타선의 짜임새가 좋은 키움을 만나 첫 판에서 호되게 당했다. 관건은 지금부터다. 이강철 감독이 일찌감치 강조했던 일이기도 하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

이 감독은 “9연승 기간 동안 쉬운 경기가 많지 않았다”고 했다. 피로도는 알게 모르게 쌓였다. 연승 신바람에 선수들이 이를 느끼지 못했을 뿐이다. 연승 후유증을 겪는 팀들은 대개 이 덫에 걸린다. 이 감독이 9일 경기에서 굳이 무리하게 승부를 걸지 않았던 것도 이를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패배는 쓰라리고 팬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그러나 더 멀리 보는 시각도 중요하다.

게다가 경험이 부족한 kt다. 이 감독은 “연패에서 빠져 나오는 방법은 선수단이 잘 알고 있다. 이번을 계기로 연승을 이어 나가는 방법도 알았을 것”이라고 반겼다. 하지만 아직 모르는 게 있다. 연승이 끊겼을 때 어떻게 최대한 빨리 정상궤도로 돌아와 평정심을 유지하느냐다. 강팀은 이 방법을 잘 안다. 그래서 연패가 길지 않다. kt는 일부 베테랑을 제외한 젊은 선수들 대다수가 이 경험이 없다.

이 감독은 다양한 방책을 세워두고 있다. “연승 후 연패에 빠지면 어린 선발투수들은 긴장을 한다”고 했다.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오프너' 계획을 미리 세워둔 것도 이 때문이다. 그 외에도 향후 선발 로테이션을 미리 예상하며 승부를 걸 시점을 계산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결과를 내는 것은 감독이 아닌 선수들이다. 좋았던 팀 분위기를 유지하는 게 첫걸음이다.

전반기는 8경기 남았다. 상대가 만만치 않다. kt는 9연승 기간 중 롯데·KIA·삼성·한화를 만났다. 9연승을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으나 어쨌든 하위권 팀이었다. 반대로 남은 8경기는 현재 kt보다 순위가 높은 팀들과 대결한다. 키움과 주중 3연전이 끝나면 NC·두산과 차례로 만난다. 그것도 원정이다. kt는 올해 원정에서 약했다. 돌려 말해 이 고비를 넘기면 5강 싸움에 남을 수 있다. 연승 후유증을 이겨내는 경험을 쌓으며 팀이 더 강해짐은 물론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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