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분명 컨디션이 좋은 경기는 아니었다. 평소의 류현진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투구였다.

류현진은 20일(이하 한국 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아내며 4피안타 4사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분명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다.  

초구 스트라이크 여부를 보면 답을 알 수 있었다. 류현진은 29명의 타자를 상대로 해 13명에게 초구 볼을 던졌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55% 정도였다. 평소보다 10%p 가량 낮은 수치였다.

초구가 볼이 됐을 때 결과 역시 좋지 않았다.

초구 볼이 된 13타석에서 8번의 출루(실책 포함)를 허용했다. 초구 볼이 됐을 경우 출루 비율이 62%나 됐다.

특히 2회 위기를 불러왔던 상황에서 초구 볼이 많았다.

2회초, 첫 두 타자를 내리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는 좋았다. 두 타자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었고 탈삼진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후 제구가 흔들렸다. 해롤드 라미레스에게 초구 볼을 던진 뒤 볼넷을 내줬다.

다음 타자 호르헤 알파로에게도 초구 볼을 던졌다가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후 세자르 푸엘로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도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다음 타자가 투수 잭 갈렌이었기에 투수 땅볼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좀 더 공격력이 있는 타자였다면 매우 어려운 상황이 될 뻔했다.

실점 상황에서도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했다.

선두 타자 스탈린 카스트로부터 8번 푸엘로까지 네 타자 연속 초구 볼을 던졌다.

결국 1사 후 라미레스에게 내야안타를 맞은 뒤 알파로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허용했고 1루 주자 라미레스가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후 좀처럼 내주지 않던 몸에 맞는 볼까지 내줬던 류현진. 계속된 2사 2루에서 미겔 로하스를 2루 땅볼로 솎아 내며 고비를 넘겼다. 로하스를 상대로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류현진의 컨디션은 이처럼 초구 스트라이크 여부에 따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읋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초구 볼이 많았던 이날 경기는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대신 안 좋은 컨디션에도 나름의 결과를 만든 류현진의 위기 관리 능력도 돋보인 경기였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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