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규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국가 대표 골키퍼 김승규(29)가 3년 6개월 만에 울산 현대로 돌아왔다. 현대중학교와 현대고등학교를 졸업한 '울산 유스 출신' 김승규의 K리그 복귀 과정에 최우선 순위는 '친정'이었다.

울산은 2019시즌 K리그 여름 이적 시장 마감일인 26일 김승규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2016시즌 빗셀 고베로 이적하며 J리그에 진출한 김승규는 주전 골키퍼로 활약해왔으나 2019시즌 들어 빗셀 고베가 외국인 선수를 대대적으로 영입하면서 자리를 잃었다. 주전 경쟁에서 밀린 것이 아니라 구단 운영 정책이 바뀌었다.

김승규는 빗셀 고베와 J리그 생활에 순조롭게 적응했고, 만족스런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손흥민과 함부르크에서 함께 일했던 바 있는 토어스텐 핑크 빗셀 고베 감독은 부임 후 김승규와 개인 면담을 갖고 그를 중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느닷없이 경기 명단에서 빠졌고, 핑크 감독이 공식 회견에서 "발목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부상이 없었던 김승규는 빗셀 고베에서 더 이상 정상적인 경쟁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여름 이적 시장에 급하게 새 팀을 찾아 나섰다.

2022년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이 9월 시작되는 가운데 국가 대표 주전 골키퍼 김승규에게 꾸준한 출전 기회는 절실하다. 김승규는 2014년 FIFA 브라질 월드컵과 2018년 FIFA 러시아 월드컵 모두 두 번째 골키퍼로 출전해 2022년 FIFA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의지가 남다르다.

▲ 김승규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승규는 J리그 무대 잔류를 원했으나 시즌 도중 골키퍼 이동은 흔치 않은 일이다. 이적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승규가 이적 시장에 나왔다는 소식을 접한 K리그의 다른 기업 구단이 먼저 움직였다. 김승규에게 K리그 최고급 대우를 제시했다.

이 기업 구단과 순조롭게 협상 중이던 김승규에게 울산도 연락을 취했다. 김승규는 올해 말 고베와 계약이 끝나는 상황이었다. 지난 겨울 이적 시장에도 김승규 이적 가능성을 타진했던 울산도 김승규에게 오퍼를 보냈다.

김승규는 먼저 협상하던 기업 구단이 아닌 울산을 택했다. 조건이 아니라 친정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김승규의 에이전트는 "조건은 다른 기업 구단이 월등히 좋았다. 하지만 김승규 본인도 그렇고 부모님도 친정팀인 울산으로 가는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빗셀 고베 측은 김승규를 영입하면서 약 16억원(추정치)의 이적료를 울산에 지불했던 바 있다. 고베가 계약 기간이 남은 김승규를 이적료 없이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김승규의 계약이 지체됐다. 

울산은 결국 이적료 없이 김승규를 품었다. 김승규의 계약이 6개월 밖에 남지 않은데다 사실상 출전 기회가 박탈당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협의 끝에 무상 이적이 성사됐다.

울산은 기존 주전 골키퍼 오승훈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었지만 울산이 키운 선수이자, 국가 대표 주전 골키퍼인 김승규 복귀를 꾸준히 바라왔다. 울산은 김승규 영입과 함께 오승훈을 제주 유나이티드로 이적시켰다. 울산은 김승규와 오승훈을 모두 보유하고 싶었지만 오승훈은 꾸준한 출전을 원했다. 우승 경쟁 중에 제주로 가게 된 오승훈도 준수한 계약 조건을 보장 받고 새 팀을 찾았다.

조용한 여름 이적 시장을 보낸 울산은 마감일에 초대형 영입을 발표하며 2019시즌 K리그1 우승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김승규는 27일부터 울산 훈련에 합류하고, 30일 FC서울과 경기에 곧바로 투입되어 울산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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