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우 세리머니'로 6만4천여 관중을 웃게 만든 세징야(오른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이성필 기자] '보급형 호날두' 세징야(대구FC)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 앞에서 소원 성취에 성공했다.

세징야는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유벤투스와 친선경기에 '팀 K리그'의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팬 투표에서 팀 동료 조현우(대구FC)에 이어 전체 2위로 선발됐던 세징야다.

올해 K리그에서 최고의 공격인 공격수로 꼽히는 세징야는 골을 넣으면 호날두의 '호우' 세리머니를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두 팔을 땅으로 내리치며 포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호날두의 유니폼은 자신이 교환하겠다며 도장을 찍은 세징야다. 그러기 위해서는 골이 필요했다. 경기 시작 후 7분 만에 오스마르(FC서울)가 선제골을 넣고 9분 시모네 무라토레가 동점골을 넣으면서 분위기는 후끈 달아 올랐다.

왼쪽 측면 공격수였던 세징야는 22분 기회를 얻었다. 미드필드 중앙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은 것, 오스마르가 지나치고 세징야가 강하게 오른발 슈팅을 했지만, 골대 왼쪽으로 빗겨가며 코너킥이 됐다.

하지만, 세징야에게 기회가 왔다. 44분 김보경(울산 현대)이 오른쪽 측면에서 내준 볼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잡아 오른발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세징야게게 걸리면 여지 없는 지역이었다.

세징야는 김보경, 에델(성남FC)에게 손짓하더니 유벤투스 벤치 방향으로 뛰어 가면서 '호우 세리머니'를 했다. 벤치에 있던 호날두와 마주쳤고 세징야는 두 손을 들어 미안하다는 동작을 했다. 호날두는 엷은 웃음으로 응답했다.

주심이 바로 호각을 불면서 전반이 끝났고 세징야는 선수대기실로 들어가면서 호날두와 어깨동무를 하고 대화했다. 브라질 출신 세징야와 포르투갈 출신의 호날두의 언어가 통하니 무슨 말이든 가능했다. 호날두는 세징야와 대화를 나누면서 선수 대기실로 향했다. 흥미로웠던 장면이었다.

후반 시작 후 세징야는 계속 뛰었다. 호날두는 나오지 않고 벤치에서 몸도 풀지 않았다. 세징야도 올해 빡빡하게 경기를 치르면서 피곤했지만, 자신의 역할을 출실하게 이행했다. 너무나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세징야는 "골을 넣어 정말 기쁘다. 호날두를 직접 봤고 포옹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큰 기쁨이다"고 말했다.

이어 호날두의 유니폼을 받았다며 "호날두가 경기장에서 뛰었으면 좋았을 것이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또, "한국에서 골을 넣으면 당신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는 대화를 하며 유니폼도 교환했다"고 전했다.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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