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수원, 김예리 영상 디자이너, 배정호 영상 기자]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도 '국민 우익수' 이진영의 은퇴식도 막지 못했다. 

이진영의 은퇴식은 28일 수원 kt위즈 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 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 앞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문제는 비었다. 장마전선은 자취를 감추려 하지 않았다. 비의 양이 만만치 않았다. 

3시간 전 경기장에 도착했던 이진영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했다. 지인들과 걱정스럽게 대화를 나눴다. 

"하늘이시여, 제발 비가 오지 않게 해주세요."


4시부터 30분 동안 예정되었던 사인회 만큼은 진행됐다. 4시간 전부터 팬들은 이진영의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섰다. 

이날 사인회는 LG 팬 100명, kt 팬 100명 선착순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진영은 정성껏 사인회를 마쳤다. 이후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이런 자리가 낯설다. 많이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 20년 동안 열심히 했는데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찾아올 줄 생각 못 했다. 날씨가 좋지 않은데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으면 좋겠다. 하늘이 도와줄지 모르겠지만..."

다행히 비는 갰다. kt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이진영 은퇴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거짓말처럼 하늘은 맑아졌다. 전광판 영상 관람을 시작으로 가족들과 기념사진 촬영까지, 이진영은 계속해서 밀려오는 눈물을 애써 참았다.

LG 시절 함께했던 1년 선배 박용택이 고별사를 시작했다. 박용택도 가슴에 무언가 끓어오는 감정이 있었다. 

이진영은 박용택의 얼굴을 잘 쳐다보지 못했다. 땅을 바라보며 지난 시절을 추억했다. 고별사 뒤에 두 남자가 뜨거운 포옹을 했다.


LG 이병규 코치도 은퇴식을 마치고 돌아온 이진영을 보기 위해 3루 더그아웃으로 찾아왔다.

이진영이 "왜 형은 고별사 안 해주셨어요"라고 농담하자 이병규는 "내가 거길 가면 이상하잖아"라며 웃어넘겼다.

이병규는 옆에 있던 이진영의 아버지에게 "아버님 이제 진영이가 좋은 아들이 될 거예요,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라며 인사했다.

5회 클리닝 타임 때 이진영이 다시 한번 팬들 앞에 섰다. LG 시절 불리던 이진영의 응원가가 육성으로 흘러나왔다. 장관이었다. 이진영을 아름답게 보내기 위해 LG 팬들은 응원가를 목청껏 불렀다. 이후 kt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마운드로 올라왔다. 이진영과 마지막 단체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1999년 5월 10일, 군산에서 태어나고 자라 1차 지명의 영광까지 안은 기대주의 20년 야구 인생이 참 의미 있게 마무리됐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예리 영상 디자이너, 배정호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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