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첫 출전 경기에서 의욕을 보인 이강인 ⓒ발렌시아CF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경험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었다. 2001년생 동갑내기 한일 축구 유망주 이강인(18, 발렌시아)과 구보 다케후사(18, 마요르카)의 라리가 대결이 성사됐고, 확실한 임팩트를 보여준 선수는 이강인이었다.

발렌시아는 2일 새벽(한국시간) 마요르카와 안방 메스타야에서 치른 2019-20 스페인 라리가 3라운드에 2-0 승리를 거뒀다. 마요르카는 두 차례 골대 강타의 불운 속에 페널티킥으로만 두 골을 내주며 운이 따르지 않았다. 승격팀 마요르카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딴 발렌시아와 비교하면 노련미가 부족했다.

이는 발렌시아 소속 이강인, 마요르카 소속 구보의 상황으로 연결됐다. 경기 전부터 유년기를 스페인에서 보낸 두 동아시아 유망주의 재회에 대해 스페인 언론도 관심을 가졌다. 두 선수를 중계화면도 자주 비췄다. 둘의 성공은 세계화를 원하는 라리가 사무국도 기대하는 바다.

먼저 투입 기회를 얻은 선수는 구보다. 후반 34분 공격수 안테 부디미르 대신 투입됐다. 0-2로 끌려가며 공격 숫자를 늘린 마요르카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배치됐다. 공을 받은 기회는 제한적이었다. 이미 발렌시아가 경기 흐름을 쥐었고, 마요르카는 체력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 긴장한 티가 역려했던 구보 다케후사


구보는 몇 차례 공을 받았지만 공간으로 전개된 공을 살리지 못했고, 평범한 패스만 몇 차례 연결하다 경기를 마쳤다. 라리가 데뷔전을 치렀다는 기록적 의미 외에 어떤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반면 출전 기회를 찾아 이적까지 추진했던 이강인의 의지는 남달랐다. 구보와 대결은 신경 쓸 일도 아니었다. 이날 포지션 경쟁자인 페란 토레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속도감 있는 플레이를 펼치며 날카로운 슈팅으로 득점에 근접한 플레이를 했기에 경쟁 의식은 더 컸다.

후반 39분 케빈 가메이로 대신 투입되어 구보와 마찬가지로 오른쪽 측면에 자리잡은 이강인은 특유의 중앙 커트인에 이은 스루 패스로 곧장 곤살루 게드스에게 결정적 기회를 만들어줬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아슬아슬했다.

후반 45분에는 공격지역으로 침투한 체리셰프를 향해 장거리 패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연결했다. 자신의 플레이에 속도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답하려는 듯 의욕적으로 뛰었고, 빨랐다. 공을 잡으면 뭔가 일어날 것 같다는 기대감을 줬다. 이제 막 라리가에 데뷔한 구보와 2년 차 시즌을 맞은 이강인의 차이는 명확했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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