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문 한국야구대표팀 감독 ⓒ 곽혜미 기자
▲ NC 다이노스 구창모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김경문호가 돛을 올리기도 전에 부상 암초를 만났다. 

김경문 한국야구대표팀 감독은 2일 오전 11시 '2019 WBSC 프리미어12'에 나설 최종 엔트리 28명을 공개했다. 여기에 NC 다이노스 좌완 구창모(22)가 포함됐다. 구창모는 허리 피로 골절 소견으로 앞으로 4주 동안은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한 달 동안 훈련을 쉬어야 하는 상황에서 다음 달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기량을 펼치기는 쉽지 않다.

구창모는 시즌 막바지 허리 통증을 참고 경기에 나서다 지난달 2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때까지는 정확한 병명을 알지 못했다. MRI 검사상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통증이 지속되고 있었다. 구창모는 여러 병원에서 검진을 받으며 꼼꼼하게 부상 부위를 살폈고, 2일 오전 최종적으로 허리 피로 골절 확진을 받았다.

확진을 받지 않은 동안 NC 내부에서는 구창모의 부상 정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동욱 NC 감독은 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구창모의 몸 상태를 묻자 "내일(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 제출일) 답변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구창모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 들지 못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는 답변이었다.

그런데도 구창모는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KBO 관계자는 "최종 엔트리가 발표된 뒤에 NC가 구창모의 부상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구창모가 발탁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구단에 미리 통보해서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NC 측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펼쳐진 3일 잠실구장에서 이에 대해 "확진 결과가 2일에 나왔다. 1일에는 구창모가 부상이 있다는 정도만 KBO에 귀띔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이 구창모가 4주 안에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굳이 부상자를 발탁해서 변수를 키울 이유는 없었다.

2017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을 꾸릴 때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두산 베어스 소속 우완투수 이용찬은 2016년 11월 10일 발표된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그날 오후 곧바로 두산은 '이용찬이 시즌을 마치고 진행한 메디컬 체크에서 오른쪽 팔꿈치에서 뼛조각이 발견돼 수술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두산 관계자는 당시 "메디컬 체크는 선수단이 당연히 진행하는 일이다. 뼛조각이 우연히 발견돼 수술 일정을 잡았는데 그렇게 됐다. 구단은 선수가 대표팀에 뽑힐지 알 수 없다"고 당혹스러워했다. 

KBO나 국가대표 기술위원회가 구단에 예비 엔트리에 든 선수의 기본적인 몸 상태만 확인했어도 예방할 수 있는 문제다. 어차피 국가대표 최종 엔트리 발표일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예비 엔트리에 든 선수에 한해서 각 구단에 부상 정보를 받는 시스템만 갖췄다면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자마자 대체 선수를 고민해야 하는 해프닝은 막을 수 있었다.

명색이 국가대표인데 이런 모양새는 좋아 보이지 않는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국가대표'다운 품격을 갖춰야한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 감독만 난처하게 됐다. 전력을 구상하기에 앞서 구창모의 대체 선수를 다시 선발하는 과제부터 떠안았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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