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중근 해설위원이 3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시구 후 팬들의 응원에 미소로 화답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고유라 기자] LG 트윈스는 3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시구자로 특별한 인물을 소개했다.

LG는 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하루 앞두고 시구자를 공개했다. 지난해 은퇴하기 전까지 12시즌을 팀에 몸담았던 투수 봉중근 KBS N 해설위원이었다. LG는 "그라운드에서 항상 열정적이었던 봉중근 해설위원의 기를 받아 팀 승리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LG의 설명처럼 봉 위원은 그라운드에서 언제나 에너지가 넘쳤다. 공을 던질 때 뿐 아니라 견제를 할 때, 팀 동료들을 격려할 때, 위기를 벗어났을 때, 팀이 이겼을 때 언제든 가장 적극적이고 열정적으로 모션을 취하며 팀에 힘을 불어 넣었다.

팬들도 이 모습을 기억하기 때문일까. 3일 경기 전 시구자가 소개될 때부터 1루측의 LG 팬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봉 위원이 그라운드에 나타나자 많은 팬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기립박수를 쳤다. 봉 위원은 조금 긴장한 듯 높은 공을 던졌지만 웃으며 포수 유강남과 포옹했다. 팀은 그의 기를 받아 NC를 3-1로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시구 후 만난 봉 위원은 후배들이 뛰고 있는 그라운드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후배들이 나를 반갑게 맞아줘서 고마웠다. 후배들이 존경하는 선배가 되는 게 내 목표였는데 그게 이뤄진 것 같아서 기뻤다. 좋은 기회를 준 구단에도 감사했다"며 영광스러운 자리에 선 기분을 밝혔다.

봉 위원은 이어 "무엇보다 팬분들이 내 이름을 연호해주는 게 꿈 같았다. 우승도 못 이뤄 드렸는데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 설 수 있어서 나는 정말 행운아"라고 말했다.

2016년 이후 3년 만의 포스트시즌. 당시 마운드에 서 있었지만 이제 관중석에서 지켜봐야 하는 봉 위원은 "선수들 모두 무조건 부상 없는 게 중요하다. 다치지 않게 경기해야 한다. 그리고 긴장하지 말고 시즌 성적은 중요하지 않으니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해서 좋은 경기 했으면 좋겠다"고 후배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한편 LG와 키움이 맞붙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봉 위원은 해설 마이크를 잡을 수도 있다. LG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부담스러울 수 있는 자리지만 봉 위원은 단호했다. 그는 "해설로는 철저하게 중립을 지킨다. 못 했을 때는 채찍을 드는 게 좋은 선배라고 생각한다. 중립을 지키며 객관적인 해설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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