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롭(왼쪽) 감독을 상대로 멋진 경기를 보여준 마시 감독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판 데이크 더 건드려!"

리버풀(잉글랜드)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역습의 중심에 제시 마시 감독이 있었다.

잘츠부르크는 3일(한국 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E조 2차전 3-4로 아쉽게 패했다. 전반에 3골을 허용했지만 황희찬의 만회골을 시작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에 황희찬의 만회골 후 후반 11분과 15분에 골을 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비록 후반 24분 모하메드 살라의 결승골에 패했지만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잘츠부르크는 4일 리버풀전 하프타임 라커룸 영상을 공개했다. 라커룸에서 마시 감독은 버질 판 데이크 집중 공략을 지시했다. 판 데이크는 황희찬에게 완벽하게 제쳐지면서 골을 허용해 정신적으로 흔들린 상태였다.

마시 감독은 "판 데이크를 더 무자비하게 건드려! 왜 그렇게 상대를 존중해?"라며 판 데이크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길 지시했다.

이어 "지금 우리 반칙 몇 개 했어? 2개 했나?(실제로는 4개) 여기는 챔피언스리그야. 더 거칠게 해야 해!"라고 강조했다. 잘츠부르크 선수들은 '더 거칠게 하라'는 마시 감독의 지시를 잘 이행했다. 전반에 반칙은 4개였지만 후반에는 2배 많은 8개를 했다. 반칙 수는 늘었지만 경고는 단 한장도 나오지 않았다. 마시 감독의 지시를 100% 이행했다. 

잘츠부르크와 리버풀의 전력 차이가 있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다. 잘츠부르크는 오스트리아 최고의 팀이지만 유럽에서는 변방으로 꼽히는 오스트리아 리그이고,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준우승 팀이자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

하지만 마시 감독은 "상대가 강해? 그래 맞아.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저쪽한테 친절하게 해야 돼? 싸우지 말라는 게 아냐. 리버풀에게 우리가 싸우러 왔다. 싸우기 위해 여기에 왔다는 것을 느끼게 해줘야 돼. 의지를 불어넣자. 이건 우리의 싸움이야"라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마시 감독의 마음을 흔드는 연설이 통했는지 잘츠부르크는 후반에 2골을 넣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비록 살라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패했지만, 적지에서, 그것도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을 상대로 엄청난 저력을 보여줬다.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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