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투수 12명, 포수 2명, 내야수 10명, 외야수 6명으로 30인 로스터를 구성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는 투수와 포수가 늘어난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3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앞두고 LG 야수들이 각자 자리에서 펑고를 받고 있었다. 1루에 김현수와 김용의, 유격수 자리에 구본혁과 백승현, 오지환이 배치됐다. 3루수는 김민성 혼자였고, 2루수 자리에 정주현과 윤진호, 박지규, 신민재가 서 있었다.

LG 벤치의 작전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3루수 김민성은 부동의 주전이다. 오지환의 유격수 출전은 적어도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이쪽은 구본혁-백승현으로 압축됐다. 1루수로 김현수가 선발 출전했지만 수비를 강화할 때는 김용의가 대수비로 출전한다.

4명의 2루수는 그래서 의미가 있었다. 2루수 정주현을 2번 타순에 배치하는 대신 적극적인 대타 활용으로 득점을 노리겠다는 계산이 있었다.

LG와 NC 다이노스 모두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 투수를 12명만 넣었다. 길어야 2경기인 '초'단기전에 투수를 늘릴 이유가 없다. 두 팀의 판단이 달라진 지점은 야수 쪽에 있다. LG는 내야수를 10명이나 포함시켰고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명이 2루수 자원이었다.

▲ LG 류중일 감독 ⓒ 곽혜미 기자

실전에서 류중일 감독의 구상이 실현됐다. LG는 1-0으로 앞선 4회 무사 1, 3루에서 정주현 대신 대타 박용택을 내보냈다. 다음 수비부터 윤진호가 대수비로 들어갔다.

윤진호가 주자 있는 상황에서 타석을 맞이했다면 다음 2루수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류중일 감독은 '제2대타' 오지환을 아낀 것에 대해 "투입할 타이밍이 없었다"고 했다. 윤진호는 6회 선두타자로 한 번 타석에 들어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진다. 5전 3선승으로 진행되는 준플레이오프는 투수가 더 필요하다. 배재준이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의 경우 한화와 넥센(키움) 모두 투수 14명을 엔트리에 올렸다. LG도 여기에 따른다면 배재준 외에 1명의 투수가 더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와일드카드 엔트리에는 오른손 사이드암투수가 없었다.

포수도 늘어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기간 1군 선수들과 훈련한 김재성이 유력하다. 김재성은 1군 엔트리가 5명 늘어난 지난달 1일 올 시즌 처음으로 등록됐다. 23일 한화전 첫 출전을 시작으로 올해 3경기에 나와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류중일 감독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위해 구상했던 '대타 신공'은 준플레이오프부터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복 자원인 2루수 백업 선수들이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단 류중일 감독이 대타 기용을 보수적으로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규 시즌에서도 승부처라고 판단하면 초중반부터 대타를 과감히 기용하는 장면이 있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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