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문회 키움 수석코치가 롯데 제19대 감독으로 부임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성민규 신임 단장은 지난달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을 비롯해 래리 서튼, 스캇 쿨바까지 외국인 감독 후보 3명과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롯데는 지난달 외국인 감독 후보 3명을 공개했다. 롯데 황금기를 이끌었던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과 함께 래리 서튼, 스캇 쿨바가 후보였다. 감독 후보 공개는 메이저리그에서나 볼법한 장면으로 상대적으로 인재 풀이 좁은 KBO리그에선 파격적이었다. 그래서 롯데의 다음 후보는 국내 지도자가 아닌 외국인 감독이라는 것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롯데는 국내 지도자에게 다음 시즌 지휘봉을 맡겼다. 허문회 수석코치가 제19대 롯데 감독으로 임명됐다. 롯데는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다음 날인 27일 이 사실을 발표했다.

로이스터 전 감독은 떨어진 현장 감각이 문제가 됐다. 롯데가 추구하는 데이터형 지도자상과 거리가 멀었다. 성 단장이 제시한 구단 비전과도 차이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쿨바는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시즌 도중 다저스 1군 코치로 올라갔으며 다음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요직을 제안받은 사실이 협상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튼은 세 지도자 중 성 단장의 비전에 가장 잘 공감했다. 그러자 성 단장은 서튼이 당장 1군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싸우기 보다 육성에서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판단했다. 롯데가 오랜 기간 강팀이 되기 위해선 육성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정칙시켜야 한다고 말해 왔던 성 단장이다. 서튼은 롯데의 새로운 제안을 기뻐하면서 받아들였다.

롯데는 외국인 감독 후보를 공개하면서 공필성 감독대행을 비롯한 국내 지도자들도 후보군이라고도 밝혔다. 실제로 많은 국내 지도자들과 면접을 봤다. 현역 코치들은 물론이고 감독 출신 재야인사도 포함돼 있었다. 허 감독은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아니지만 LG와 키움에서 오랜 기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타격 이론과 데이터를 높은 수준으로 습득했다. 선수들과 소통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건창은 KBO리그 최초 200안타를 달성했을 때 당시 타격코치였던 허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롯데가 찾고 있는 데이터와 소통에 능숙한 지도자형에 부합한다. 허 감독은 현장 평가가 좋아 이번 겨울 다른 팀 감독 후보로도 급부상하기도 했다.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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