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구라가 '2019 SBS 연예대상'에서 지상파 3사를 향한 따끔한 일침을 전했다. 출처| '2019 SBS 연예대상' 방송 캡처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방송인 김구라가 지상파 방송사가 뜨끔할 만한 묵직한 한방을 날렸다. 

김구라는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 열린 '2019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 후보에 올라 "(지상파 3사) 본부장 만나서 얘기 좀 하시라"고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김구라는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으로 '런닝맨' 유재석,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 백종원, '미운 우리 새끼' 신동엽, '정글의 법칙' 김병만, '미운 우리 새끼' 서장훈, '집사부일체' 이승기 등과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김구라는 자신이 대상 후보에 오른 것에 대해 "제가 납득이 안 되는데 시청자들이 납득할까 걱정"이라며 "구색 맞추려고 8명 넣은 것 같다"고 심기불편한 심경을 그대로 드러냈다.

"대상 후보가 된 것도 기쁘지만 제가 억지로 표정 짓지 못하겠다"는 김구라는 "지금 집에 가려고 휴대전화와 목도리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농담이고,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지만 앉아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구라는 "여기 앉아계신 분들, 또 '연예대상'도 물갈이를 해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 KBS도 시청률이 안 나왔다. 5년, 10년 된 국민 프로가 많다보니 돌려막기 식으로 상 받고 있다"며 "이제 쓸데없는 사람 빼고 신동엽, 백종원, 유재석 정도만 대상후보를 하는 게 긴장감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구라는 대상후보가 지나친 '구색 맞추기'라고 지적했다. 서장훈은 "방금 우수프로그램상도 제가 대표로 받았는데 제가 받을 만한 게 아니다. 제작진, 부부들이 애쓰는 프로그램이고, 저는 거기 나가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지금 여러 가지 복잡한 감정으로 2시간을 앉아있다"며 "나하고 서장훈은 왜 앉아있냐. (김)종국이도 사실 좀 그렇다"고 말했다.

김구라의 지적대로 지상파 3사 시상식은 이미 권위를 잃은 지 오래다. SBS 경우 '미운 우리 새끼', '동상이몽2' 등 간판 프로그램들이 좋은 성과를 내긴 했지만, 대부분의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이 '지상파 프리미엄'마저 잃고 표류 중이다. 케이블, 종편 예능이 승승장구 중인데 오히려 지상파는 답보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 자축하는 의미의 시상식이라고 해도 머쓱한 분위기는 어쩔 수 없다. 

▲ '2019 SBS 연예대상'에서 지상파 3사를 향한 따끔한 일침을 가한 방송인 김구라. ⓒ곽혜미 기자

이런 상황 속에서 나온 김구라의 돌직구는 지상파 방송사가 모두 깊이 마음에 새겨야 할만하다. 김구라는 "더 이상 대상 후보 8명 뽑아놓고 콘텐츠 없이 개인기로 1~2시간 때우는 거 하면 안 된다. 3사 본부장 만나서 얘기 좀 하시라. 광고 때문에 이러는 거 안다. 이제 바뀔 때가 됐다"며 "3사 본부장이 만나서 얘기해야 한다. 많은 시청자 분들이 오랜만에 김구라가 옳은 소리 한다 생각할 것"이라고 거침없이 조언을 이어나갔다. 서장훈 역시 "요즘 김구라와 마음이 안 맞을 때가 많은데 오랜만에 마음이 통했다. 저는 구색 맞추기에도 끼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김구라를 지지했다. 

지상파 3사 시상식은 올해도 말도 탈도 많았다. 특히 가요 시상식의 경우에는 참담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SBS 가요대전'은 주최 측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레드벨벳 멤버 웬디가 약 3m 높이의 무대에서 떨어져 얼굴, 오른쪽 골반, 손목 등의 골절상을 입었는데도 하나마나한 유체이탈급 사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KBS 가요대축제'는 에이핑크 무대를 아무 이유 없이 30초 분량을 강제 편집했고, 표가 있는 관객도 엉뚱한 이유로 들여보내주지 않는 등 운영 부분에서도 잡음이 흘러나왔다.

지상파의 권위는 누가 빼앗아 간 것이 아니다. 스스로가 자신들의 권위를 깎아내리고 버렸다. "지상파 3사 본부장이 만나서 얘기해야 한다"는 김구라의 웃음기 섞인 쓴소리에 뜨끔하지 않는다면, 이건 진짜 문제다. 부끄러움은 더 이상 시청자의 몫일 수 없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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