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생애 첫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가수 양준일.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시간 여행자' 양준일이 거친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2019년에 도달했다.

양준일은 31일 서울 광진구 군자동 세종대학교 대양홀에서 열린 팬미팅 '양준일의 선물'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삶에 매일 적응하고 있다"고 감격의 소감을 밝혔다. 

양준일은 31일 2회의 팬미팅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로 취재진을 만났다.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밝히는 자리인 이번 행사는 양준일의 생애 첫 기자간담회로 특별한 의미를 더했다.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낸 양준일은 "정말 저 보러 오신 거 맞냐"며 "일주일 전만 해도 서버였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저를 보러 와주셨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감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양준일은 지난 1991년 '리베카'로 데뷔해 '가나다라마바사', '댄스 위드 미 아가씨'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당시에는 진가를 인정받지 못했다. 최근 '온라인 탑골공원'이라 불리는 유튜브 채널 'SBS 인기가요' 스트리밍을 통해 '시간 여행자', '시대를 앞서간 천재'라 불렸다.

시대를 초월하는 패션, 음악, 퍼포먼스는 '월드스타' 빅뱅의 지드래곤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탑골 지디'라 불리기도 했다. 이후 어렵게 출연이 성사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3'에서는 여전히 녹슬지 않은 스타성, 시청자들도 울린 겸손한 태도로 '현재진행형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 31일 생애 첫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가수 양준일.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약 30년이 흘렀지만 냉동된 듯한 '꽃미모'를 자랑하고 있는 양준일은 "먹는 걸 조절한다. 또 미국에서 서버로 일할 때 14시간 정도 일했는데 하루에 14km 정도 걷는 운동량이더라. 점심 때 먹으면 졸려서 적게 먹었다. 그러면서 살이 찌지 않았다"며 "원래 체질 자체가 살이 찌지 않는 체질이다. V2 활동 때는 살 찌는 프로틴을 한 번에 3000칼로리 씩 먹었다. 패션은 타고난 면도 조금 있다. 제가 제 몸을 잘 알아서 그런 것 같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올해 양준일을 둘러싼 모든 것이 바뀌었다. 실패했다고 생각한 과거는 양준일의 진가를 증명하는 발판이 됐다. 양준일의 90년대 활동을 기억하는 팬부터, 새롭게 그에게 '입덕'한 팬들까지, 대한민국이 양준일에 열광하고 있다. '양준일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대를 초월한 팬들이,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열광할까. 양준일은 이 질문을 오히려 취재진에게 다시 던졌다. 양준일은 "왜 사람들이 저를 좋아하는지 물어보지 않는다. 감히 제가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생각하다 보면 공식이 나올 것 같고, 그걸 따라가다 보면 공식을 죽이는 또 다른 공식이 나올 것 같다. 저는 오히려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왜 나를 보러 온 거냐 물어보고 싶다"고 질문을 다시 던졌다.

▲ 31일 생애 첫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가수 양준일.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양준일은 쫓기듯 가수 활동을 접어야만 했다. 다시 돌아와 V2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녹록지 않았다. 시련 끝에 가수 활동을 했지만, 대한민국과 팬들은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그리운 존재다. 양준일은 "(한국에서) 힘든 일도 있었지만 힘든 일이 많이 있었던 건 아니다. 따뜻하게 대해주는 분들이 있었다. 노사연 누나, 민해경 누나도 잘 해주셨다. 미국에서 받지 못했던 사랑을 받았다"며 "제 얘기를 할 때 슬프지 않은 이유가 사건 때문에 떠났지만, 더 좋은 추억이 있다. 대한민국에서 절 따뜻하게 받아줬던 분들도 충분히 있었기 때문에 그 따뜻함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박해'받았던 양준일의 과거는 팬들에게 현재 아픈 손가락이다. 과거 양준일이라는 가수가 활동하는지 몰랐던 팬들도, 알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를 떠나보내야 했던 팬들도 양준일에게 미안함을 가지고 있다. 양준일은 "오히려 제가 팬들에게 미안하다. 팬들은 저에게 미안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도 떠날 수밖에 없었고, 그런 팬들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일도 있었고, 나쁜 일도 있었지만 그런 일들을 통과하면서 많은 걸 배웠다. 한 순간도 버리고 싶은 일들은 없다. 쓰레기를 버린다고 많이 표현했는데, 쓰레기 안에는 수많은 보석이 있다. 그 보석을 찾고, 잊어버리지 않고 간직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며 "저를 환영해주시고 따뜻하개 해주시는 분들이 그런 과거의 일들을 녹이고 잊게 해준다. 팬분들이 저를 더없이 따뜻하게 환영해 주시기에 과거가 저를 더이상 괴롭히지 않는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 31일 생애 첫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는 가수 양준일.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양준일은 한국에서 계속 활동을 희망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책 출간, 앨범 발매를 준비 중이다. 양준일은 "책을 준비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양준일의 머리 속에 들어가 있는 걸 궁금해 하셔서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직접 쓸 수 있을 정도로 한국말을 잘하는 건 아니라 제가 말을 하면 다른 분이 적는 식으로 하고 있다"며 "제 음반이 음반 시장에서 그렇게 고가로 팔린다고 하더라. 가짜 음반을 만들어 내는 일까지 있다더라. 예전 곡들을 모아서 재편곡, 재녹음을 해서 팬들이 원하는 실물 앨범을 가질 수 있게 해보고 싶다. 신곡은 원래 있던 노래들을 충분히 표현한 뒤에 발표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 들어와서 살고 싶다. 연예인 활동을 하지 않아도 조건이 이뤄진다면 한국에 와서 살고 싶다. 여러분들이 저를 원하시는 동안 활동을 하고 싶다"고 꾸준한 활동을 희망했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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