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봉준호, 유재석(유산슬), 송가인, 방탄소년단, 펭수. ⓒ스포티비뉴스 ⓒ게티이미지 제공|필라, MBC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다사다난 그 자체였던 2019년의 연예계. 충격과 슬픔, 분노 사이에서도 빛나는 영광이 있었다. 세계적 거장과 새로운 아이콘과 K팝 그 자체인 스타가 저마다 영롱한 빛을 냈다. 그들이 있어 기뻤고 행복했으며 자랑스러웠다.

#봉준호와 '기생충', 칸을 넘어 아카데미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2019년의 걸작이자 사건이다. 세상에 던지는 화두이자 비할 데 없는 엔터테인먼트이기도 했다.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 블랙코미디 가족극은 단숨에 세상을 사로잡아 버렸다. 이미 세계적 필름메이커인 봉준호 감독은 지극히 한국적인 극과 극 가족 이야기로 세상의 양극화를 꼬집어냈다. 세계의 관객을 웃기고 울리고 또 긴장시켰다 풀어놓는 마법을 부렸다. 평단과 관객이 동시에 반응했다. 그것도 국적을 가리지 않고.

▲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당시 봉준호 감독. ⓒ게티이미지
'기생충'은 한국영화 100년사 최초로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데 이어, 한국 개봉과 함께 10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전세계적으로도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10월 개봉한 북미에서는 각종 비평가협회상을 휩쓸었고, 박스오피스에서도 2200만 달러를 넘는 수입을 거두며 2019년 비(非) 영어 영화 개봉작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기생충'을 올해 최고작으로 꼽은 시상식과 매체, 셀럽들의 소식이 이어진다.

이제 아카데미가 봉준호를 기다린다. 이미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으며, 여타 시상식에서도 다크호스로 꼽히는 '기생충'은 신년 2월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및 주제가상 예비후보에 들었다. 외국어영화상 본심은 물론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부문에서도 유력 후보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90번 넘게 열리는 동안 한국영화가 그곳에 발을 디딘 적은 없었다. 그 영광이 2020에도 이어지길. 그 무엇이든 새로운 역사다.

▲ 펭수. 출처|펭수 공식 인스타그램

#펭수, 아이콘이 된 EBS연습생

"펭하~" 변함없는 표정 발랄한 손짓으로 인사를 건넨 EBS 말단 연습생. 그저 귀엽다기엔 어딘지 애매한 거대한 펭귄이 2019년의 아이콘이 됐다. EBS1 '자이언트 펭TV'를 통해 탄생한 국민펭귄 크리에이터 펭수다. 우주대스타라는 꿈을 갖고 고향 남극을 떠나 한국에 발을 디딘 10살 펭귄에게 대한민국이 빠졌다. 유튜브 구독자 수가 150만에 육박하고, 그 인기에 숟가락 한번 얹어보려는 제안이 폭발하고, 그 열풍에 BBC까지 주목한다. 엇비슷한 이름을 단 수많은 짝퉁들도 인기의 방증이다.

초통령을 즐겨 탄생시킨 EBS에서 전연령층 스타 캐릭터가 탄생한 건 펭수의 말 하나하나가 그들의 마음에 다가가 콕 박혔기 때문. 연습생 주제에 EBS 사장을 향해 "밥 한끼 합시다"라고 제안하는 당당함, "내가 힘든데 힘내라고 하면 힘이 납니까"라고 반문하는 '사이다', "그러니까 저는 힘내라는 말보다 '사랑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라는 훈훈함. 2019년의 상식을 갖추고 함께하는 이를 어루만지는 펭수의 신드롬은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

▲ 송가인 ⓒ스포티비뉴스

#송가인, 스타탄생이란 이런 것

TV조선 '미스트롯'이 2019년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다면, 송가인은 '미스트롯'이 이룩한 최고의 업적이다. 지난 2월말부터 5월초까지, 두 달 조금 넘게 '미스트롯'이 방영되는 동안 그녀의 노래 한 곡에 시청률이 출렁였고, 이미 예정되었던 것처럼 그녀는 우승을 거머쥐었다. 어디에 이런 진주가 숨어있었나. 진라도 진도 출신 무명 가수였던 송가인은 첫 등장부터 완성형이었다.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전통 트로트를 주무기로 떄로는 애절하게, 때로는 구수하게, 때로는 카리스마있게 무대를 들었다놨다 했다.

그 결과는 곧장 드러났다. 송가인이 움직이는 곳마다 아이돌 못지 않은 열성 팬이 생겨났다. '미스트롯' 콘서트는 대박을 쳤고, 송가인은 껑충 뛴 출연료와 함께 전국을 누비는 '행사의 여왕'으로 거듭났다. 다가오는 설 지상파에서 유일하게 단독콘서트를 선보이는 가수이기도 하다. 동시에 비주류 취급받던 트로트는 가요시장의 주요한 축으로 거듭났다. '트로트 여제' 장윤정이 그녀에게 '미스트롯' 우승자의 왕관을 건네며 쓴 "한국 트로트의 미래"라는 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 유산슬(유재석). 제공|MBC
#유산슬 혹은 유재석

올초만 해도 유재석의 위기를 운운하곤 했다. 지상파 3사에서 역대 최다인 13개 대상을 수상한 국민MC는 그 대표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폐지와 함께 매주 '일 없는' 목요일을 보내고 있었다. 그가 '무한도전' 김태호PD와 다시 손잡은 MBC '놀면 뭐하니'의 시작은 다소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명불허전 콤비는 여전했다. 릴레이와 확장의 실험은 그에게 제2의 캐릭터를 선사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줬다. '본캐' 유재석의 노래하는 '부캐'. 용이 되길 꿈꾸는 이무기인 트로트 신인가수 유산슬이다.

PD가 깔아놓은 판에 저도 모르게 끌려다닌 유재석이 '합정역 5번 출구''사랑의 재개발'을 부르며 '뽕필' 충만 트로트 신인 유산슬이 되어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꿀잼'. 유재석 아닌 유산슬은 지상파 3사를 평정했고, 지방 행사와 단독공연까지 일사천리로 해치웠다. 유산슬의 흥도 시청자의 흥도 함께 폭발했다. 허를 찌르는 판에 유재석의 성실성이 만나 제대로 빛을 발한 셈. 여기에 SBS '런닝맨'이 여전한 인기를 이어가고 JTBC '유퀴즈 온 더 블록', '일로 만난 사이' 등이 주목받는 등 안주하지 않는 유재석의 노력이 시간이 흐를수록 빛을 발했다. 그리고 2019년을 마감하며 그는 SBS연예대상에서 14번째 대상을, MBC방송연예대상에서 유산슬로 생애 첫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 방탄소년단. 왼쪽부터 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 ⓒ스포티비뉴스
#BTS, 세계를 흔들다

슈퍼스타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여전히 경이적이다. 세계적 스타로 이미 입지를 굳힌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지칠 줄을 모른다. 데뷔 7년을 맞이한 일곱 청년들은 자신들의 정점을 또 한번 끌어올렸다.

지난 10월 1년2개월의 월드투어 대장정을 마무리한 그들의 기록은 나열하기에 입이 아플 정도다. 세계 23개 도시에서 62회 공연을 하며 동원한 관객만 206만 명. 한국 가수 최초로 영국 웹블리 스타디움에 입성했던 그들은 해외 가수 최초로 사우디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수상 성적도 화려하다. 올해 국내 가요 시상식에서 대상을 싹쓸이하다시피 했고, 해외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이어갔다. 미국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3번째 1위에 올랐고,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는 2관왕을 차지했으며, 아메리칸뮤직어워드에서 3관왕에 올랐다. 그들은 이미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아시아의 대중문화에 새로운 흐름을 알린 한류의 새 역사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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