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장원삼. ⓒ 서귀포,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서귀포, 신원철 기자] 지난 13일, 한라산 정상을 바라보던 장원삼(롯데)은 이상민(삼성)에게 "와 저 눈 봐라"하며 입을 쩍 벌렸다. 

하얀 눈이 쌓인 한라산의 설경을 기대하며 "14일 딱 하루 쉬는데 한라산 올라가려고요. 기(氣) 좀 받아올랍니다"라고 얘기했다. 

14일 아침 제주도에는 비가 내렸지만 장원삼은 예정대로 한라산에 올랐다. 함께 훈련하고 있는 김용일 코치는 "걱정했는데 안전용품을 챙겨왔다고 하더라. 사진을 보내줬는데 경치가 정말 끝내준다"고 말했다. 

장원삼은 2년 연속 방출 후 어렵게 새 팀을 구했다. 지난해 LG 소속으로 1군에서 선발 3경기 포함 8경기 등판이 전부였던 그는 지난 연말 테스트를 거쳐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는 "이대로 끝내기는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아픈 곳도 없는데 이대로 그만두는 것은 스스로 용납이 안 됐다. 마침 롯데에서 연락이 와서 테스트를 받았다. 1년 더 선수 생명이 연장이 됐다. 지난 몇 년 동안 부진했으니까 마지막을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너무 좋겠지만, (배)영수 형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제가 마운드에서 던지면서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으면 좋겠다." 장원삼은 지난해 방출 위기를 극복하고 두산에서 한국시리즈 마무리 투수로 등판하는 행운을 누린 배영수를 떠올렸다. 

▲ 롯데 장원삼. ⓒ 서귀포, 신원철 기자
후회 없는 마무리. 많은 베테랑들이 그리는 마지막을 장원삼도 다짐하고 있다. "만족이라는 건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 같다. 스스로 성취감을 느껴야 할 것 같다. 잘 되면 1년 더 뛰고 싶은 욕심이 들지도 모르겠다"면서. 

제대로 끝내보고 싶은 마음에 시간을 내 제주도에 내려왔다. 선수협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한 20살 막내 홍원빈(KIA) 진우영(캔자스시티) 김성진(LG)은 2000년생. 장원삼은 1983년생으로 17살 차이가 난다. 그는 "그래도 내가 친구들 중에서는 젊어보이는 편이라 괜찮다"며 해맑게 웃었다.  

장원삼은 "개인적으로 몸을 만드는 것보다 야구 전문 트레이닝 코치들과 함께 하고 루틴을 알려주니까 도움이 된다. 나이를 떠나서 저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와보고 싶었다. 김용일 코치께서 추천해주셔서 왔는데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19일 트레이닝 캠프가 끝난 뒤에는 스프링캠프 참가 여부를 기다려야 한다. 장원삼은 무릎 수술로 비시즌 준비를 제대로 못 한 작년과 달리 올해는 몸에 문제가 없다면서 "이렇게 돌아서 롯데까지 오게 됐다. 몸 잘 만들고 있으니 올해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 롯데 장원삼. ⓒ 서귀포,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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