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8경기에서 타율 0.164로 긴 부진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했던 오재원이지만 두산이, 선수단이 보내는 신뢰는 그만큼 두터웠다.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오재원이었다.
오재원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스프링캠프가 열릴 호주로 떠났다. 그는 출국 전 인터뷰에서 이제 숫자로도 부활하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FA 계약 기간이 4년 아닌 3년이었던 것이 자신의 의지였다고 털어놨다.
- FA 계약을 맺고 출발하는 캠프다. 각오가 남다를 듯한데.
"각오가 남다를 건 없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돌고 있는데 선수들 아프지 않고 잘 마쳤으면 좋겠다."
- 또 주장을 맡게 됐다.
"매년 열심히 준비해왔기 때문에 결과에 집착을 많이 했었다. 올해는 그동안 해온 걸 믿고 하겠다. 주장은 오래했으니까 따로 말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잘 알 거라 생각한다. 선수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 김태형 감독이 계약 전부터 주장으로 내정할 만큼 신뢰했는데.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하다. 몸이 힘들고 귀찮더라도 두산의 문화에 맞게 솔선수범하겠다."
-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활약했지만 정규시즌은 부진했었다.
"야구를 하다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실수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 특별한 목표 없이 하루하루 열심히 하겠다."
- FA 3년 계약은 만족스러운 수준인지.
"4년 제안을 내가 3년으로 줄였다. 작년 부진이 크게 다가왔다. 더 노력하자는 의미로 기간을 줄이자고 했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보고 최선을 다하겠다."
- 디펜딩 챔피언이다. 상대 팀의 도전이 거셀텐데.
"제가 지키고 싶다고 해서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올해 중요한 시즌을 맞이하는 (예비 FA)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스스로 잘 할 거라 믿는다. 두산은 저력이 있기 때문에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우승했다고 들뜰 선수들은 아니라 별 걱정 없다."
- 자신이 생각하는 두산의 경쟁력은.
"끈끈한 팀워크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정말 끈끈해지기는 어렵다. 10년 동안 함께 하고 있는 선수들이라 매년 더 끈끈해지는 것 같다."
- 올해 스프링캠프의 키워드가 있다면.
"호주(산불)도 한국(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여러 환경적 요인들이 있다. 부상 없이 야구만 열심히 할 수 있다 오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신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