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익이 설현의 박쥐 '먹방'을 언급했다. '정글의 법칙' 방송화면 캡처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위험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이와 관련 중국인에 대한 과도한 혐오는 지양하자고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황교익은 그룹 AOA 설현을 언급하며, 자신의 소신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설현 역시 황교익을 겨냥하는 듯한 글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황교익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혐오는 바이러스만큼 전염성이 강하다. 순식간에 번진다. 악덕 정치인들이 이 혐오를 이용하여 반대편의 정치 세력을 배척하고, 자기 편의 정치 세력을 결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우 언론이 '박쥐 먹는 중국인', '비위생적인 대림동 음식 가게' 등의 기사로 중국인 혐오 정서를 퍼트리고 있다. 여기에 맞추어 극우 정치인은 중국인 입국 금지 등을 주장하며 중국인 혐오를 확장한다"며 "'중국과 중국인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는 한국 정부'라는 여론을 만들어 중국인 혐오를 한국 정보 혐오로 옮겨타게 만든다. 총선이 눈 앞이다. 극우 세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혐오 바이러스'로 이용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황교익은 계속해서 중국인을 혐오하지 말자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오고 있다. 황교익은 지난 29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종 코로나 이전 사스, 메르스, 에볼라 등 바이러스로 지구촌은 홍역을 치렀다"며 "이때 박쥐가 이들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뉴스가 충분히 보도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쥐로 인한 바이러스 문제를 다들 알만한 상태에서 한국 방송은 박쥐 식용 장면을 안방에 내보냈다"며 "흥미로운 '먹방'으로 연출됐고 시청률도 대박을 쳤다. 어떤 언론도 바이러스나 위생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 황교익. 제공ㅣ성우애드컴

이와 함께 그는 설현이 과거 SBS '정글의 법칙'에서 박쥐 고기를 먹었다는 기사를 다수 캡처해 올렸다. 이어 그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번지자 박쥐 식용은 중국인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도구로 이용됐다"며 "'박쥐 먹방' 영상을 올렸다는 이유로 한 중국인이 혐오 가득한 비난을 받았다. 3년 전 영상이었고 박쥐를 먹은 지역은 중국도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는 "박쥐를 먹었다는 사실은 같고 그 사실에 대한 반응은 달랐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자신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며 한 중국인이 박쥐 먹은 영상으로 비난을 받은 기사도 함께 덧붙였다. 그러면서 황교익은 '한국인도 박쥐를 먹었다'는 주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우한폐렴 우려로 중국인에게만 쏟아지는 비난을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정글의 법칙' 방송화면 캡처

황교익이 언급한 설현의 '박쥐 먹방'은 2016년 4월에 방송된 '정글의 법칙' 통가 편이다. 당시 출연진들은 현지 부족 전통 음식인 박쥐 통구이 '먹방'을 선보였는데, 2PM 찬성은 구워진 박쥐를 먹음직스럽게 바라보며 "통닭 트럭 같다"고 입맛을 다셨고, 인피니트 성종 역시 "간도 맛있다"고 거들었다. 설현은 박쥐 간을 먹어, 배우 이훈이 설현 이미지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황교익이 '정글의 법칙'의 박쥐 '먹방'을 언급한 것을 두고, 그가 앞서 비슷한 취지의 글을 올렸는데 누리꾼들의 질타가 이어져 자신의 주장에 뒷받침하기 위해 올렸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설현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 먹은 거"라고 올린 것에, 황교익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내놓았다. 실제로 설현은 3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먹은 거”라는 글과 함께 와인, 치즈, 피자, 파스타, 스테이크 등 음식 사진도 공개했다. 


▲ 황교익(왼쪽)이 중국인 혐오 지양 주장을 하면서 설현을 언급했다. 제공ltvN ⓒ한희재 기자


앞서 황교익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환경부 공무원이 황금박쥐 보존을 걱정하며 '약재로 쓰기 위해 남획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다. 동료 기자가 '소문나면 다 잡아먹기 때문에 서식지는 비밀이다. 그 많던 박쥐 동물이 그런 식으로 망가졌다'고 하더라"면서 "1979년 자료를 올렸더니 먼먼 옛날 이야기가 아니냐고 해서 1999년 자료도 찾아 올린다"고 1999년에 보도된 관련 기사를 덧붙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우한폐렴 위험성으로 국민 모두 주의를 기울이고 경각심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황교익의 이 같은 글은 박쥐 식용 두둔으로 해석된다며 지적했었다. 그러자 황교익은 국내 스타들의 박쥐 '먹방' 사례를 덧붙여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실었고, 해당 이슈가 화제를 모으면서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을 키웠다.

일각에서는 황교익에게 자신의 재난 관련 주장에 뜻밖에 스타들까지 소환했어야 하냐며, 해당 스타들에게 때아닌 2차 피해가 미칠 수 있다며 걱정했다. 과도한 혐오 정서는 지양해야 하는 게 맞지만,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경솔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황교익의 중국인에 대한 비난을 멈춰야 한다는 주장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며, 황교익 역시 박쥐 식용에 대해 무조건적인 긍정은 아니라며 말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이달 중국 우한에서 집단 발병한 폐럼의 원인으로 알려졌다. 약 7~14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의 31일 발표에 따르면 누적 확진자 9692명, 사망자 213명이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31일 오후 1시 기준 7명이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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