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이 세리머니를 하는 동안, 움직임을 지시하는 무리뉴


[스포티비뉴스=런던(영국), 한재희 통신원] 손흥민(27, 토트넘 홋스퍼)이 맨체스터 시티 골망을 흔들었다.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이었지만, 주제 무리뉴 감독은 들뜨지 않았다. 냉철하게 손흥민을 붙잡고 움직임을 지시했다.

토트넘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에서 맨시티를 2-0으로 꺾었다. ‘대어’ 맨시티를 잡으면서 5위까지 가파르게 올라갔고 첼시와 승점 4점 차이로 좁혔다.

일단 수비에 집중했다. 전반전 맨시티가 몰고 오자, 대형을 유지하며 슈팅을 막았다. 석연찮은 비디오판독시스템(VAR)로 페널티 킥을 허용했지만 위고 요리스 골키퍼 선방에 한숨을 돌렸다. 손흥민과 베르흐바인은 빠르게 침투해 맨시티 배후 공간을 타격했다.

후반에 기회가 생겼다. 맨시티가 전반과 같이 공격했지만 수적 열세에 놓였다. 진첸코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됐다. 토트넘은 맨시티 균열을 놓치지 않았고, 베르흐바인의 감각적인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선제골 뒤에 손흥민이 터졌다. 은돔벨레 패스를 받은 뒤에 날카로운 슈팅으로 맨시티 골망을 뒤흔들었다. FA컵 포함 3경기 연속 골이자 시즌 13호 골이었다. 손흥민은 코칭 스태프와 팬들에게 달려가 기쁨을 만끽했다.

무리뉴 감독도 기뻤지만 냉철했다. 세리머니를 하는 손흥민에게 다가가 무언가 말을 했다(영상 2분 17초). 교체로 들어간 라멜라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종료 뒤에 손흥민에게 어떤 지시를 했는지 물었는데 “특별한 지시는 아니었지만, 가운데 있다가 왼쪽으로 움직이라는 말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쐐기골 뒤에 포지션을 정리한 셈이다. 풀백처럼 수비 가담이 뛰어난 손흥민을 측면으로 돌려 맨시티 공격을 조기에 더 틀어막으려는 계산이었다. 라멜라에게 지시도 마찬가지였다. 수비 포지션이 정리되자 맨시티는 이렇다 할 공격을 하지 못했다. 2골 차이로 벌어져 동력도 잃었다. 토트넘은 맨시티 공격을 철저하게 막았고 안방에서 값진 승점 3점을 얻었다.

무리뉴 감독처럼 손흥민도 들뜨지 않았다. 수많은 경기 중 한 번의 승리였다. 취하지 않고 앞만 바라봤다. “순위를 논하기엔 이르다. 시즌 종료까지 10경기 넘게 남았다. 매 경기가 소중하다. 더 발전해야 한다. 지금이 전부가 아니다. 앞을 더 내다보는 사람과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말과 눈빛에서 알 수 있었다.

스포티비뉴스=런던(영국), 한재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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