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정상호 ⓒ 두산 베어스
▲ 스프링캠프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 포수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베테랑 메기' 정상호(38)의 등장에 두산 베어스 백업 포수 경쟁에 불이 붙었다.

두산은 스프링캠프 직전 베테랑 포수 정상호(38)를 연봉 7000만 원에 영입했다. 메기 효과를 원했다. 지난해 안방마님 박세혁(30)은 KBO리그 포수 가운데 가장 긴 1071⅔이닝을 책임졌다. 주전으로서 자리를 굳히기 위한 과정이었지만, 냉정하게는 백업 포수들이 박세혁의 부담을 나눌 정도로 믿음을 주지 못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정상호를 데려오면서 "후배들에게 경험을 나눠달라"고 당부했다. 주전 2년째인 박세혁은 물론, 이흥련(31), 장승현(26) 등 백업 포수들이 더 성장하려면 정상호 같은 베테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포수 출신인 김 감독은 포수는 어느 포지션보다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정상호는 후배들을 잘 챙겨달라는 미션을 수행하면서 개인 훈련도 성실히 해나갔다. 후배들과 자리 경쟁을 해서 1군에서 살아남는 것 또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기회를 잡은 정상호가 해야 할 일이다. 정상호는 "올해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스프링캠프를 준비했다. 

정상호는 연습 경기를 치르는 동안 빼어난 타격감을 자랑했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치른 구춘대회 2경기와 청백전 1경기를 더해 8타수 4안타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안타 4개 가운데 홈런이 2개, 2루타가 2개였다. 

김 감독은 정상호의 타격에 박수를 보내면서 안정감 있는 수비에 엄지를 들었다. 김 감독은 "차분하게 투수들을 리드하더라. 후배들에게 많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흥련과 장승현에게 정상호의 활약은 건강한 자극이 되고 있다. 이흥련은 호주 국가대표와 연습 경기, 구춘대회 2경기, 청백전 포함 4경기에 나서 10타수 4안타(1홈런) 3타점으로 활약했다. 이흥련은 캠프를 앞두고 장타를 많이 생산했던 2016년 시즌 타격 폼으로 바꿨는데, 속단하긴 이르지만 지금까지는 좋은 결과로 연결되고 있다. 장승현은 구춘대회와 청백전에 1경기씩 교체 출전해 5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정규시즌에는 보통 2명으로 포수 엔트리를 꾸렸다. 올해부터 28명 등록, 26명 출전으로 엔트리가 확대됐지만, 늘어난 한 자리를 포수에게 쓸 것이란 보장은 없다. 개막 엔트리에 들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개막 직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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