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의 은퇴 1주년을 맞이해 일본 언론은 물론이고 MLB.com 등 미국 언론까지 그를 재조명했다. 그만큼 일본 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 끼친 영향이 엄청났다는 뜻이다.
MLB.com은 이치로를 "수비와 어깨, 그리고 방망이로 팬들을 놀라게 한 외야수"라고 수식했다.
은퇴 방법도 남달랐다. 그는 도쿄돔에서 열린 시애틀과 오클랜드의 개막 시리즈를 마친 뒤 은퇴 의사를 밝혔다. 도쿄돔호텔 기자회견장이 꽉 찼다. 다음은 MLB.com이 꼽은 이치로의 10가지 순간이다.
▷3000안타
메이저리그 진출 전 일본에서 9년 동안 1276안타를 기록했다. 2016년 8월 8일 콜로라도전에서 3루타를 치면서 메이저리그 통산 3000안타를 채웠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역사상 30번째 3000안타 클럽 가입이다.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이치로는 시애틀에서의 4번째 시즌이었던 2004년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했다. 조지 시슬러가 보유한 257안타를 넘어선 그는 최종 262안타로 2004년을 마감했다.
▷어깨하면 이치로
이치로는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001년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뒤 2010년까지 무려 10년 연속 황금장갑을 놓치지 않았다. 낮고 빠르게, 또 정확하게 날아가는 송구는 이치로의 상징이었다.
▷올스타전 최고의 순간
이치로는 또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올스타 선정이라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MLB.com이 꼽은 최고의 장면은 2007년 올스타게임에서 나온 인사이드 파크 홈런.
▷끝내기 홈런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통산 단타 6위, 2514개의 단타를 쳤다. 홈런은 117개. MLB.com은 이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홈런으로 시애틀 소속이던 2009년 9월 19일 양키스 마무리 투수 마리아노 리베라를 무너트린 끝내기 홈런을 꼽았다.
▷컴백홈
이치로는 2012년 시애틀 소속으로 오클랜드와 도쿄 개막 시리즈에 출전했다. 이치로를 보기 위해 구름관중이 몰려왔다. 이치로는 안타 4개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안타 기계
이치로만큼 꾸준한 선수가 있었을까. 그는 2010년 9월 24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경기에서 200안타를 달성했다. 10년 연속 200안타를 기록한 최초의 메이저리거, 바로 이치로다.
▷같은 시리즈, 다른 팀
이치로는 2012년 7월 24일 시애틀에서 양키스로 트레이드됐다. 시애틀과 양키스의 시리즈가 벌어지고 있는 중이었다. 이치로는 시애틀 소속으로 경기한 다음 날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시애틀을 상대했다. 시애틀 팬들은 떠나는 이치로를 기립박수로 존중했고, 이치로는 중전 안타로 답했다.
▷스파이더맨
이치로의 수비 실력은 어깨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2005년 5월 3일 펜스를 한 번 밟고 뛰어올라 에인절스 가렛 앤더슨의 홈런을 훔친 '스파이더맨 캐치'는 아직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끝까지 화려했던
이치로는 2012년 양키스로 이적한 뒤 마이애미를 거쳐 2018년 시애틀로 돌아왔다. 2018년 시즌 15경기에서 타율 0.205에 그쳤지만 홈 개막 시리즈에서 화려한 수비로 시애틀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호세 라미레즈의 홈런을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