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고척 키움전에서 타석에 들어서는 한화 외야수 이용규(왼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 외야수 이용규의 '솔직 발언'은 KBO리그의 숙제와도 같던 판정 갈등을 해소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을까.

이용규는 7일 인천 SK전이 끝난 뒤 방송 인터뷰에서 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꺼냈다. 인천 3연전 동안 여느 때보다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크게 불만감을 드러냈던 이용규는 "3경기밖에 안 지났는데 선수들 볼 판정의 일관성에 대해서 굉장히 불만이 많다. (심판들이) 노력하시는 건 알지만 저희 선수들 마음도 조금은 헤아려주시고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BO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경기 심판위원들의 시즌 준비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이에 따라 퓨처스리그로 강등해 재교육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향후 심판 판정에 대해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하여 판정과 관련하여 리그의 신뢰를 훼손하지 않도록 철저히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BO가 한 선수의 불만을 즉각 해소하는 방침을 내놓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KBO가 리그를 운영하는 데 있어 구성원이 불만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을 빠르게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일 수도 있지만, "일관성을 보여달라"는 발언 의도 이상으로 큰 징계를 발표해 선수를 더욱 곤혹스럽게 할 가능성도 있었다. 이 때문에 KBO와 구단, 선수가 이 문제를 어떻게 마무리하고 넘어갈지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8일 경기를 앞두고 "이용규가 1년 동안 쉬면서 남다른 준비를 많이 했다. 저 정도까지 노력할 수 있을까 생각할 정도로 많이 준비했다. 더불어 모범적인 행동을 많이 하고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제 다른 이들을 대신해 책임지는 말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용규는 같은 날 "어제 인터뷰는 선수들의 고충과 노력을 말씀드린 것이었다. 선수들이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나쁜 의도로 이야기한 건 아니고 더 좋은 경기를 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이야기를 한 것이다. 심판들이 제재를 받은 것은 기사를 통해 접했다. 그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용규는 "이 일에 대해서는 어제 이야기로 끝을 내고 오늘부터는 경기에만 집중하겠다. 선수들 역시 사람이니까 (심판이) 충분히 실수할 수 있다고 이해하고 공감한다. 그래서 마음에 있는 말을 최대한 정중하게 이야기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심판위원 한 조가 모두 퓨처스리그로 강등되는 것은 유례 없는 징계 수위다. 1군에 남은 다른 심판들도 앞으로 판정에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다. 선배로서 책임감으로 야구계에 큰 돌을 던진 이용규의 용기가 KBO리그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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