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부활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후지나미 신타로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3년 일본프로야구는 두 명의 대형 유망주에 열광했다. 좋은 신체조건,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후지나미 신타로(한신)가 동시에 프로에 입단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는 1994년생 동갑내기인 둘을 세기의 라이벌로 불렀다. 

아마추어 시절 보여준 엄청난 잠재력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입단 직후부터 두각을 드러내며 기대가 헛되지 않은 것임을 증명했다. 오타니는 입단 당시부터 투·타 겸업의 가능성이 비상한 관심을 불러 모았다. 후지나미는 시작부터 팀 마운드에서 자리를 잡고 앞서 나갔다. 하지만 그후 격차는 계속 벌어지기 시작했다.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의 얼굴마담 중 하나로 자리 잡은 반면, 후지나미는 기복이 심한 투구로 정체됐다.

오타니가 승승장구하는 사이, 후지나미는 오르막을 이어 가지 못했다. 2013년 10승, 2014년 11승, 그리고 2015년은 14승에 221탈삼진을 기록한 후지나미였다. 하지만 2016년부터는 고질적인 제구난에 시달렸다. 2016년 7승11패, 2017년 3승5패, 2018년 5승3패에 머물렀다. 2019년에는 아예 1군 1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 사이 오타니는 신드롬을 일으키며 미국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았다. 여러모로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후지나미는 올해 3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따가운 눈총에 시달렸다. 확진 상황과 연관이 있는 당시 모임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했다. 팬들은 부적절한 사생활이라고 질타했다. 가뜩이나 부진한 상황에서 ‘팬심’이 싸늘하게 돌아선 계기였다. 이후 연습 지각 사태가 벌어지며 무기한 2군행을 통보받는 등 야구 외적으로 추락을 거듭했다.

하지만 그런 후지나미는 2021년 가장 기대를 모으는 선수가 됐다. 후반기 1군으로 돌아온 후지나미의 투구가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구가 좋아졌고, 탈삼진 능력은 가공할 만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도 올라왔다. 10월 19일 야쿠르트와 경기에서는 일본 선수로는 역대 2위인 162㎞를 찍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올해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재기 가능성을 내비친 후지나미는 다시 한신의 히든카드가 됐다.

일본 야구 매체 ‘풀카운트’ 또한 “2021년 가장 부활이 기대되는 선수 중 하나라고 하면 후지나미일 것이다”면서 “10월 19일 야쿠르트전 7회에는 자신의 최고 구속인 162㎞를 기록했다. 충격의 1구에 고시엔 팬들도 소란스러웠다”면서 후지나미가 팬들의 기대치를 점차 회복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 매체는 “아직 4사구가 많기는 하지만 그것은 프로 입단 당시부터의 특징이었다. 2015년과 2016년 볼넷 개수는 리그 최악이었다. 승리를 표시하는 후지나미의 모습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을 것이다”면서 볼넷을 주더라도 자신 있는 승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잠시 잊혔던 최고 유망주가 2021년 부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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