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헤미안 랩소디' 속 프레디 머큐리. 출처| '보헤미안 랩소디' 스틸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SBS가 '보헤미안 랩소디' 속 동성 간 키스신을 편집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커지고 있다. 

SBS는 설 연휴인 지난 13일 특선 영화로 '보헤미안 랩소디'를 방영하면서 프레디 머큐리(라미 말렉)와 그의 마지막 연인이었던 남성 짐 허튼(아론 맥쿠스커)이 키스하는 장면을 삭제했다. 또한 프레디 머큐리와 매니저 폴 프렌터(엘렌 리치)의 키스 장면과 게이바 입장 장면 등을 모조리 편집하고, 게이 커플이 배경에서 키스를 나누는 모습은 흐리게 처리했다. 

SBS는 영화 장면의 삭제는 15세 이상 시청가를 위해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SBS는 논란이 지속되자 "(성소수자를 차별하려는)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며 "남성과 남성이 아닌 남성과 여성의 키스신도 지나치게 길면 선정적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똑같이 편집했을 것이다. 가족들이 함께 보는 시간에 자칫 불편해질 수 있는 장면이기 때문"이라고 선정성이 삭제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성소수자 단체 무지개 행동은 "SBS '보헤미안 랩소디' 동성 간 키스 장면 편집 방영은 명백한 차별이며 검열"이라며 "'보헤미안 랩소디'는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뿐만 아니라 성소수자로서의 그의 삶을 담은 전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동성 간 키스신을 삭제 또는 모자이크 처리한 SBS는 고인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모두를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논평을 내놨다. 

외신 역시 이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미국의 LGBTQ 전문 잡지 아웃은 16일(현지시간) SBS가 '보헤미안 랩소디'를 최초로 TV에서 방송하며 동성 간의 키스 장면을 모두 삭제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성소수자의 장면을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이라고 일축하는 태도는 성소수자에 대한 증오와 차별을 보여주는 검열'이라는 무지개 행동의 의견을 언급했다. 

그룹 퀸의 객원 보컬로 한국을 찾은 바 있는 미국 가수 아담 램버트도 SBS의 선택에 불쾌함을 여지 없이 드러냈다. 그는 '보헤미안 랩소디'에 카메오로도 출연했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둘러싼 사태를 보도한 '아웃' SNS 계정에 댓글을 단 그는 "그들은 퀸의 노래를 주저없이 재생할 것"이라며 "('보헤미안 랩소디' 속) 키스신은 전혀 노골적이거나 음란하지도 않았다. 이중잣대는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15세 이상 시청가라고 할지라도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는 SBS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란 어렵다. 실제로 SBS는 '보헤미안 랩소디' 속 프레디 머큐리와 메리 오스틴(루시 보인턴)의 키스 장면은 편집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영했다. 또한 15세 이상 시청가로 편성된 수많은 드라마에서는 남녀 커플의 키스신과 노골적이지 않은 베드신이 그대로 방송되는 것을 생각해 볼 때 "가족들이 함께 보는 시간 불편할 수 있다"는 SBS의 해명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유튜브에서는 SBS에 항의하는 내용의 '보헤미안 키스 챌린지'를 제안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유튜브 채널 망원댁TV의 킴, 백팩 커플은 '보헤미안 랩소디' 키스신 삭제에 항의하기 위해 이러한 챌린지를 제안했다. 두 사람은 "키스의 상대가 이성이든 동성이든 동등하다는 것을 알리자"며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하는 영상,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자는 캠페인을 촉구했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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