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박건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야구 잘하는데 고민이 많아."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22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타격 훈련을 할 때 외야수 박건우(31)와 대화를 나눴다. 요즘 타석에 설 때 생각이 많아 보였기 때문. 김 감독은 "만루 상황이나 이럴 때 근래에 고민하는 게 보여서 불렀다. 이제 애들 걸음걸이만 봐도 아니까"라고 답하며 껄껄 웃었다. 

박건우는 주전으로 도약한 2016년부터 타석에서 꾸준했다. 현재 두산 베스트 라인업에 든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최근 5년 연속 3할 타자로 활약했다. 올해도 시즌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타선을 이끌었다. 지난달 4일 잠실 KIA전부터 지난달 22일 사직 롯데전까지 16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줬다. 

올 시즌을 통틀어 봐도 꾸준히 페이스가 좋다. 박건우는 38경기에서 타율 0.345(139타수 48안타), OPS 0.864, 2홈런, 25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리그 6위에 올라 있고, 팀 내에서는 허경민(0.347)에 이어 2위다. 타점은 4번타자 김재환(38타점)에 이어 팀 내에서 2번째로 많이 기록했다.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박건우는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본인 마음에 드는 타구가 많이 나오지 않는 탓이다. 21일 잠실 롯데전에서는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멈추고 침묵하자 늦게까지 경기장에 남아 특타를 쳤다.

김 감독은 박건우가 아주 타격감이 좋았을 때와 비교하면 조금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지만, 곧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감독은 "본인 타석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쳐주면 된다. 안 그래도 박건우를 불러 대화를 나누면서 '올림픽이랑 FA도 걸려 있고, 가장 행복하고 좋은 조건으로 야구 하고 있는데 고민이 많냐'고 했다. 선수들에게 쉬운 게 아니긴 하지만, 야구를 잘하는 데 고민이 많다"고 말하며 웃었다.

박건우는 현재 도쿄올림픽 예비 명단에 포함돼 있다. 김경문호에 승선해 국가대표 포상 포인트를 받아 1군 등록일수를 채우면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다. KBO는 최종 성적에 따라 올림픽 대표 선수들에게 10~60포인트를 지급하는데, 1포인트는 등록일수 1일로 환산한다. 박건우는 현재 최소 10포인트만 얻어도 FA 등록일수를 채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건우는 현재 올림픽 예비 명단에 든 우타 외야수 8명 가운데 가장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충분히 선수로서 의욕을 보일 수 있는 상황이다. 

사령탑은 그런 박건우에게 지금을 즐기며 행복하게 야구 하라고 조언했다. 이 말이 얼마나 와닿았는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박건우는 22일 롯데전에서 0-3으로 뒤진 7회 무사 1, 2루 기회에서 좌전 적시타로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두산이 연장 10회 4-3 역전승을 거두는 발판이 된 적시타이기도 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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