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코치님께서 선발투수다운 경기를 했다고, 진짜 투수다운 피칭을 했다고 말씀을 해주셔서 좋았다."

롯데 자이언츠 우완 박세웅(26)은 2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6회까지 생애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6이닝 동안 18타자를 상대하면서 단 한 차례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슬라이더가 평소보다 예리하게 들어가면서 두산 타자들이 공략하지 못하자 더 비중을 두고 던진 게 효과를 봤다. 

하지만 KBO리그 최초 퍼펙트 도전은 7회 시작과 함께 깨졌다.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중전 안타를 얻어맞았다. 이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슬라이더가 맞아 나갔다. 박세웅은 다음 타자 김인태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무사 1, 2루에서 박건우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줘 3-1 추격을 허용했다. 김대우로 마운드가 교체된 가운데 승계주자 2명이 모두 득점하면서 3-3 동점이 됐다. 박세웅의 승리 투수 요건까지 날아간 순간이었다. 박세웅은 6이닝 3실점을 기록했고, 롯데는 연장 10회 3-4로 끝내기 패했다.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박세웅에게는 큰 자양분이 된 경기였다. 그는 23일 취재진과 만나 "어제(22일)는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좋았고, 카운트 싸움도 유리하게 가져갔다. 완급 조절에 있어서 예전에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강하게만 던졌다면, 어제는 완급 조절이 좋았던 것 같다. 슬라이더는 불펜에서 잘 안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막상 경기 시작하니까 의외로 괜찮은 결과가 나왔다. 공의 로케이션이나 높이 자체가 좋아서 장타 허용 없이 경기를 이어 갈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되돌아봤다. 

대기록은 신경 쓰지 않았다. 팀 패배가 더 신경 쓰였다. 박세웅은 "아무래도 팀이 이겼으면 좋았을 텐데, 팀이 져서 아쉬움이 조금 더 많이 남는 것 같다. 대기록 생각은 안 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8~9회였으면 생각했겠지만 6이닝이었다. 7회에 올라갔을 때 큰 욕심은 없었다. 한 이닝 더 잘 막아보자는 생각이 컸다"고 밝혔다. 

코치진의 칭찬이 마음에 더 와닿았다. 박세웅은 "투수 코치님께서 선발투수다운 경기를 했다고, 진짜 투수다운 피칭을 했다고 말씀해 주셨다. 카운트 싸움이나 완급 조절에서 전 경기와 다르게 인상 깊게 보셨다고 말씀해 주셔서 다음 경기도 비슷한 패턴으로 준비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박세웅이 정말 좋았다. 경기를 준비하고 계획하는 과정을 옆에서 봤을 때 준비를 잘했고, 마운드에서 계획대로 잘 실행했다. 6이닝 동안 두산 타자들을 잘 묶어줬다"고 칭찬했다.  

박세웅은 다음 경기에는 불펜이 부담스러운 상황을 만들고 마운드에서 내려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내가 승계 주자를 남겨두면서 부담스러운 상황에 뒤에 투수한테 넘겨준 게 사실이라 미안했다. 다음 경기에는 중간 투수들이 편한 상황에서 올라가 경기를 치를 수 있게 하는 게 내가 할 일인 것 같다. 승계 주자 들어오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시지만, 내가 미안했다. 다음 경기에는 조금 더 편한 상황에 넘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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