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SG 선발 로테이션의 깜짝 스타이자 현재 1군 선수단의 막내인 오원석(20)은 22일 오후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하나의 메시지를 받았다. 그 메시지에는 “상대 투수를 생각하지 말고, 믿고 자신 있게 던지세요”라는 말이 담겨져 있었다.
발신인은 정용진 신세계 이마트 그룹 부회장, SSG 랜더스 구단주였다. 메시지를 보낼 때 자신을 소개하기는 했지만, 오원석은 구단주가 보낸 메시지라고 믿지 않았다. ‘나한테 구단주가 메시지를 보낼 리가 없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원석은 “프로필 사진도 없고, 처음에는 아닌 줄 알았다. ‘뭐지, 아니겠지’라고 사칭이라고 생각했다”고 미소 지었다. 답장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메시지의 발신인은 정말 구단주가 맞았다. 구단주는 오원석으로부터 답장이 오지 않자 굳이 보채지 않고 평소 간혹 메시지를 보냈던 팀 최고참 추신수(39)에게 따로 당부의 말을 전했다. 연승을 이어 가야 한다는 부담감, 상대 투수가 외국인 에이스 앤드류 수아레즈라는 것에서 오는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추신수가 이 사실을 오원석에게 전했고, 오원석도 그때야 그 메시지의 발신인이 진짜 구단주라는 사실을 알았다.
정용진 구단주는 대한민국 재계를 이끄는 젊은 피 중 하나다. 재산을 산정하는 게 특별한 의미는 없겠지만, 지분 가치를 굳이 따지면 2조 원이 넘을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그런데 구단주의 행동은 지금까지의 재벌 총수와는 완전히 다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SSG에 대한 애정을 듬뿍 표현하는 가하면, 팬들과 소통도 즐긴다. 정말 세상에 없던 구단주다.
바쁜 일정 탓에 선수들 앞에 직접 나서지는 못하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시즌 초 수훈선수에게 보낸 ‘용진이형 상’이 대표적이다. 사실 금액으로 따지면 얼마 안 되는 선물이다. 하지만 ‘조 단위 재산’을 가진 구단주는, 돈보다는 마음을 전했다. 선수들이 감격했음은 물론이다. 선수들은 “구단주께서 우리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라고 입을 모은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건, 그 대상이 누구든 힘이 된다.
그렇다고 간섭하는 스타일은 결코 아니다. 정 구단주는 야구단 운영은 철저히 야구단에 맡겨두고 있다. 인수 뒤, 시즌이 시작된 뒤 야구단에 내려온 오더는 없다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민경삼 대표이사가 “전혀 없다”고 자신할 정도다. 실제 인수 뒤에도 신세계 이마트 그룹에서 구단에 내려온 사람이라고 해봐야 마케팅 업무를 도울 2명뿐이다. 야구 운영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이번 격려 메시지도 보편적으로 있었던 일은 아니다. 홍보팀 관계자는 “우리도 메시지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야구단을 유심히 지켜보다, 막내의 어깨를 두드려주려는 하나의 깜짝 이벤트에 가깝다. 그만큼 야구단 경기와 상황을 계속 살펴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파격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행보에 불편한 소수의 시선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러나 SSG 구단과 선수들에게는 분명 든든한 지원군으로 자리하는 구단주다. 돈보다는 말 한 마디, 행동 한 마디에 모든 게 담겨있다. 이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도 비교적 호의적이다. 이렇게 달라진 분위기 속에, SSG는 24일 현재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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