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양현종(33·텍사스)의 메이저리그(MLB) 데뷔전 상대는 LA 에인절스였다. 극적으로 MLB 승격의 기쁨을 누린 양현종은 곧바로 4월 27일 홈에서 열린 에인절스와 경기에 등판했다.
당시 선발 조던 라일스가 무너지자 급히 두 번째 투수로 3회 투입된 양현종은 선전했다. 4⅓이닝 동안 5피안타(1피홈런)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2실점으로 잘 막았다. 당시 양현종이 남긴 인상은 MLB 로스터에 자리를 잡는 데 결정적인 동력을 제공했다. 에인절스를 상대로 첫 단추를 잘 꿴 양현종은 이후 선발 기회까지 얻는 등 상승세를 이어 갔다.
그러나 양현종을 한 번 상대한 이번은 달랐다. 26일 엔젤스 스타디움에서 다시 만난 에인절스는 완전히 다른 타선이 되어 있었다. 팀의 주포인 마이크 트라웃이 부상으로 빠졌으나 오히려 양현종을 훨씬 잘 공략했다.
구속 자체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다. 양현종은 에인절스와 첫 등판 당시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이 89.6마일(144.2㎞)이었다. 이날은 89.3마일(143.7㎞)이었다. 슬라이더나 체인지업 구속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역시 제구가 조금 흔들렸다. 아예 빠지거나, 혹은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있었다. 여기에 에인절스 타자들은 타이밍을 맞추고 들어왔다. 한가운데 몰려도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범타가 나올 수도 있는데, 이날은 정타를 연거푸 때렸다.
그리고 속지 않았다. 첫 등판 당시 에인절스 타자들은 양현종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잘 공략하지 못했다. 체인지업에 6번 방망이가 나왔는데 이중 세 번이 헛스윙이었다. 헛스윙 비율이 50%에 이르렀다. 하지만 두 번째 만남은 달랐다. 체인지업에 7번 스윙했는데 헛스윙은 딱 1번(14%)에 불과했다. 월시는 양현종의 체인지업이 들어오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정확한 타이밍이 방망이를 돌려 우월 투런포를 때렸다. 노렸던 구종인 듯했다.
양현종도 처음 상대하는 타자들이 낯설고 어렵기 마련이다. 반대로 타자들도 처음 보는 투수들은 어려워한다. 아무리 비디오를 통해 보고 들어와도, 막상 타석에서 휘둘러봐야 타이밍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파울이 나고, 헛스윙이 나는 과정에서 자신의 타격 타이밍과 공이 들어오는 속도를 조정해 나간다. 한 차례 그런 과정이 있었고, 공략법을 내부에서 공유했을 에인절스는 분명 달랐다. KBO리그보다 훨씬 더 빠른 적응력이었다.
MLB는 세계 최고의 현미경 분석을 한다. 양현종이 타자를 세세하게 분석하듯이 서로 같은 조건이다. 양현종의 공이 빠르지는 않은 만큼, 결국 더 정교한 제구와 더 날카로운 공의 움직임이 살 길이다. 양현종도 경기 후 “공이 밋밋하게 들어갔다. 힘이 없다 보니까 정타가 많이 나왔다. 그러면서 좋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다음 등판에서는 상대 분석을 이겨낼 만한 제구와 운영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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