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11세이브를 책임진 마무리 투수의 빈자리는 첫 경기부터 크게 느껴졌다. 두산 베어스는 이른 시일 안에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까. 

김태형 두산 감독은 2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마음이 무거웠다. 마무리 투수 김강률(33)의 장기 이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 김강률은 1일 창원 NC전 도중 오른쪽 햄스트링 통증으로 교체됐는데, 2일 오전 서울로 이동해 검진한 결과 햄스트링에 미세 손상이 있어 3주 정도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다. 

최소 3주라고 가정하면 두산은 김강률 없이 18경기를 버텨야 한다. 김 감독은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하면서도 "(김)강률이 본인이 얼마나 속상하겠나. 본인이 제일 속상하지"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대체 마무리 투수는 한 명을 특정하지 않았다. 이승진과 박치국, 홍건희 등이 올해 필승조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마무리 투수의 부담감은 또 따른 이야기다. 세 선수 모두 마무리 경험이 부족해 한 명에게 임무를 다 맡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김 감독은 "'너 오늘부터 마무리'라고 하면 부담돼서 잠도 못 잘 것이다(웃음). 상황에 따라서 나갈 것이다. (홍)건희랑 (이)승진이, (박)치국이까지 세 명 중에서 제일 마지막에 들어가는 투수가 마무리다. 제구력이 안정된 투수는 아무래도 치국이다. 8회나 가장 위기에 제일 좋은 투수가 나가야 할 때는 치국이가 나가야 할 때가 있다. 승진이도 좋았고, 건희도 자기 몫을 잘해 주고 있다"며 골고루 부담을 나눠주길 기대했다. 

그러다 이영하를 이야기했다. 이영하는 올해 선발 재진입을 노렸는데, 4경기에서 1승3패, 15이닝, 평균자책점 11.40에 그친 뒤 2군에 내려갔다. 한동안 교정에 힘을 쏟았고, 지난달 29일부터 LG 트윈스와 퓨처스리그 경기부터 다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첫 등판에서는 4⅔이닝 동안 16타자를 상대하면서 3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8km가 나왔다. 2군으로 내려가기 전보다 구속이 조금 오른 게 긍정적이었다. 

김 감독은 "(이)영하도 3일 퓨처스리그에 선발 등판할 것이다. 괜찮으면 올려서 써야 한다"고 말했다. 선발과 불펜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당장 투수가 부족한 만큼 이영하도 필요하면 어느 자리든 쓰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남은 투수들이 김강률의 빈자리를 잘 채워주길 바랐지만, 첫 경기는 꼬였다. 선발투수 곽빈이 5이닝(2실점)을 버틴 뒤 3-2로 앞선 6회말 이승진이 등판했다. 이승진은 선두타자 노진혁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아웃카운트 3개를 잘 처리했다. 그리고 7회초 두산이 다시 4-3으로 달아나자 7회말 이승진이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김강률이 있었다면 이승진을 더 끌고 가는 선택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승진은 선두타자 정진기에게 볼넷을 내주고 장원준과 교체됐다. 장원준은 좌타자 나성범을 잡아주는 임무를 맡았는데, 안타를 내줘 무사 1, 3루가 됐다. 위기가 계속되자 김 감독이 가장 믿는 카드 박치국을 내보냈다. 그런데 박치국마저 양의지에게 4-4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계속된 무사 1, 2루 위기에서는 박치국의 폭투로 무사 2, 3루가 됐고, 알테어를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는 듯했으나 3루수 허경민의 뜻밖의 악송구가 나오면서 4-6으로 뒤집혔다. 5-9 패배로 이어진 결정적 장면이었다. 김 감독은 허경민을 곧바로 교체했다. 허경민에게 온전히 책임을 물었다기보다는 경기 흐름을 내준 과정의 답답함이 더 커 보였다. 

김 감독은 평소 "없으면 없는 대로, 있는 선수들로 꾸려가야 한다. 그게 감독의 몫"이라고 이야기한다. 마무리 투수의 뜻밖의 부상 악재 속에서 이번에는 어떤 대안을 찾아 나갈지 궁금하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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