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박준영 ⓒ NC 다이노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지난해에도 다른 팀이 박준영(24, NC 다이노스) 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안 준 이유는 분명 있죠."

이동욱 NC 감독은 최근 박준영의 성장세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일단 선수의 스토리 자체가 흥미롭다. 박준영은 경기고를 졸업하고 2016년 1차지명으로 입단할 당시는 투수였다. 데뷔 시즌에 32경기에 등판할 정도로 중용됐고, 1승3패, 5홀드, 33⅔이닝, 평균자책점 6.95를 기록했다. 그러다 팔꿈치에 문제가 생겨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재활을 하다 2018년 현역으로 입대해 군 문제를 해결했다. 

2020년 4월 전역한 뒤로는 내야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야구 선수로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팔꿈치가 투수로 버티기에는 약하다는 소견을 듣고는 야수 전향을 선택했다. 박준영은 경기고 시절에도 유격수로 뛰어 포지션 전향에 큰 거부감은 없었다. 손시헌 NC 2군 수비 코치가 은퇴할 때 등번호 13번을 물려받으면서 본격적으로 변신을 준비했다. 

다른 구단이 탐낼 만한 확실한 재능이 있었다. 타석에서 공을 본 지가 오래되지 않아 선구안은 떨어지는 편이지만, 일단 맞히면 장타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1일 창원 두산 베어스전에서 5회에 친 좌월 홈런이 그랬다. 이 감독은 "그 홈런의 발사 각도가 40도였다고 한다. 40도면 보통 (넘기기) 쉽지 않다고 하더라. 본인도 안 넘어갈 줄 알았다고 이야기하더라. 펀치력이 있어서 맞으면 멀리 간다. 좋은 능력을 갖춘 친구"라고 설명했다. 

박준영은 1일 홈런과 관련해 "정확하게 맞지 않았다. 노린 공이 와서 치긴 했는데 아웃인 줄 알고 아쉬워하긴 했다. 좌익수가 계속 뒤로 가길래 혼자 뛰면서 '가라'고 했다. 넘어가길래 '아 됐다'고 했다"고 답하며 웃었다. 

박준영은 올 시즌 3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1(88타수 23안타)를 기록했는데, 장타율이 0.477에 이른다. 일발 장타력이 있다는 증거다. 홈런은 5개를 때리면서 14타점을 기록했다. 

▲ 2016년 신인 시절 박준영은 투수였다. ⓒ 스포티비뉴스DB
단순히 재능으로만 장타를 치는 것은 아니다. 박준영은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했고, 손목 힘을 키우려고 손목 운동도 하고 있다. 상체보다는 하체 위주로 치려고 하다 보니까 세게 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멀리 나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선구안은 박준영이 백업에서 주전급으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로 남아 있다. 올 시즌 삼진 32개를 기록하는 동안 볼넷은 8개를 얻는 데 그쳤다. 이 감독은 "스윙 비율이 높은데, 박준영이 거쳐야 할 과정이다. 지난해부터 야수를 했고 1군을 오가면서 좋지 않았지만, 올해 1군에서 뛰면서 결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경험이 쌓이면 발전할 수 있는 자질이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또 하나의 과제는 안정적인 수비다. 박준영은 현재 3루수 박석민과 유격수 노진혁의 백업으로 뛰고 있다. 이 감독은 "3루수와 유격수를 둘 다 보고 있는데, 본인이 주전이 되려면 잡아야 한다. 제한된 기회지만, 팀이 리빌딩하고 있지 않아서 꾸준히 기회를 주면서 쓸 상황이 아니다. 박석민과 노진혁이 쉴 때 들어가서 제한된 상황에서 결과를 내고 있다. 시범경기까지는 송구 불안이 있었다. 야수들은 스텝을 하면서 연결하는 동작이 있기 때문에 그랬다. 코치들이랑 팔을 짧게 던지는 타이밍을 잡으면서 송구 실책이 줄었다. 예전에는 송구가 날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웃될 확률이 높게 던진다"고 밝혔다. 

박준영은 "내야 수비가 어려운 점은 많았는데 불안하진 않았다. 투수보다 오랫동안 해왔던 거니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수비는 감독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니까 겨울에 보완하려고 했다. 수비가 편해지니 타석에서도 편해지는 것 같다. 송구는 작년보다 팔 스윙을 짧게 하려고 했다. 캐치볼이나 연습할 때부터 받는 사람이 편히 받을 수 있게 정확하게 던지려 했다. 팔 스윙을 짧게 바꾼 게 가장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동료들의 조언도 힘이 된다. 박준영은 "(노)진혁이 형이나 박석민 선배가 가장 많이 이야기해 주신다. 실책을 하더라도 연연하지 말고 경기는 계속 하는 거니까. 신경 쓰지 말고 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항상 할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해주신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지난해부터 여러 팀이 탐냈던 원석은 올해부터 조금씩 다듬어지면서 잠재력을 터트리고 있다. 꾸준히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실력을 계속해서 증명해 나가야 한다. 박준영은 일단 "1군에서 실책을 안 할 수는 없겠지만, 안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실책 없는 안정적인 수비력과 선구안을 보완한 장타력이 함께 폭발한다면, NC는 원석을 지킨 보람을 나날이 더 느낄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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