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로 BC 장인태 감독이 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1회전 직후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목동, 고봉준 기자
-올해부터 아카데미 야구부도 고교야구 참가
-야로 BC, 황금사자기 통해 뜻깊은 데뷔전
-“이제 시작일 뿐, 다음 전국대회에선…”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한창인 3일 목동구장. 이날 전광판에는 낯선 이름의 학교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야로 베이스볼클럽, 줄여서 야로 BC였다.

통상 고교야구 전국대회에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학교들이 출전한다. 흔히 명문고로 불리는 학교부터 신생고까지, 동등하게 권역별 주말리그를 거친 학교들만 참가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올해부터 출전 가능 범위를 조금 더 넓혔다. 정식 3년제 학교가 아닌 아카데미 성격의 스포츠클럽도 주말리그와 전국대회를 뛸 수 있도록 했다. 풀뿌리 야구 활성화 차원에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조민준 운영1팀장은 “이제 스포츠클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면서 “최근에는 스포츠클럽을 통해 야구를 접하는 유소년들이 많아졌고, 그 흐름이 고교야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올해부터 스포츠클럽도 주말리그와 전국대회를 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 야로 BC 선수들이 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1회전 직후 도열하고 있다. ⓒ목동, 고봉준 기자
이러한 변화를 통해 올 시즌 첫 전국대회 출전권을 얻은 곳은 야로 BC와 우성 베이스볼아카데미(우성 AC)였다.

야로 BC는 경남 합천군 야로면을 연고로 둔 클럽이다. 선수들 대부분은 같은 지역의 야로중학교에서 진학했고, 대구와 부산, 창원 등에서 건너온 선수들도 더러 있다. 물론 이들은 현재 모두 야로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이곳에서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전반기 고교야구 주말리그 경상권A에서 7위를 기록한 야로 BC는 이날 서울컨벤션고와 1회전을 통해 전국대회 데뷔전을 치렀다. 물론 첫술부터 배부를 순 없었다. 2회까지 0-1로 뒤지며 나름 팽팽한 승부를 이어갔지만, 3회 대거 6점을 내주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전국대회 데뷔전 결과는 7회 2-10 콜드게임 패배. 비록 9회까지 경기를 치르지 못했지만, 전국대회 첫 안타와 득점 등 길이 기억될 기록을 여럿 남겼다.

경기 후 만난 야로 BC 장인태 감독은 “아직 우리 선수들이 경험이 많지가 않다. 3학년도 겨우 4명뿐이다. 물론 다들 중학교 시절부터 많은 경기는 치렀지만, 아직 고교야구 전국대회 경험은 부족하다”면서 “오늘 경기에서도 타이트한 상황에서의 이러한 단점이 드러났다. 그래도 모두들 끝까지 잘 싸워줬다”고 덧붙였다.

대구 옥산초등학교에서 20년 가까이 지휘봉을 잡으며 백정현과 김상수, 이재학 등 여러 제자들을 길러낸 장 감독은 “그래도 오늘 2학년 우완투수 장동영이 시속 140㎞대 초반의 공을 던졌다. 이처럼 유망한 선수들이 많은 만큼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날 서울컨벤션고의 등록 선수는 모두 45명이었다. 반면 야로 BC는 절반도 되지 않는 21명이 전부였다. 전국대회 첫 출전이라는 설렘을 안고 전날 서울로 올라왔지만, 하루 뒤 다시 발걸음을 돌린 야로 BC. 그러나 이들이 남긴 새 물줄기는 이제 막 샘솟았을 뿐이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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