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이영하(왼쪽)와 이형범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둘 다 잘하면 땡큐지."

두산 베어스의 2019년 통합 우승을 이끈 주역들이 돌아온다. 투수 이영하(24)와 이형범(27)이 주인공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3일 손톱 부상으로 이탈한 선발투수 곽빈(22)의 대체 선발투수로 이영하를 낙점했고, 이형범은 4일부터 1군에 등록해 불펜으로 쓰려 한다. 

2019년은 두 투수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이영하는 풀타임 선발 첫 시즌에 29경기, 17승4패, 163⅓이닝,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하며 당시 20승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34)과 사실상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이형범은 2018년 12월 NC 다이노스로 FA 이적한 포수 양의지의 보상선수로 오자마자 대박을 터트렸다. 추격조에서 시작해 마무리 투수까지 꿰차며 승승장구했다. 67경기에 등판해 6승, 19세이브, 10홀드, 61이닝, 평균자책점 2.66으로 활약하며 '우승 복덩이'로 불렸다. 

두 투수는 지난해 나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영하는 선발로 19경기에서 3승8패, 106이닝, 평균자책점 5.52로 부진한 뒤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옮겨 반전을 꾀했다. 23경기에 구원 등판해 2승3패, 6세이브, 26이닝,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했다. 일단 짧은 이닝에 시속 150km를 웃도는 직구로 승부하면서 타자들과 싸우는 감을 찾는 데 집중했는데,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까지 이영하를 지켜본 뒤 마무리 상황의 부담감을 아직 이겨낼 힘이 없다고 평가했다. 

마무리 투수로 2번째 시즌을 맞이한 이형범도 마찬가지였다. 27경기에서 1승2패, 1세이브, 1홀드, 25⅔이닝,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한 뒤 2군에서 머물다 시즌을 마무리했다. 팔꿈치 통증을 참고 던진 탓이었다. 이형범은 지난해 가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하며 올해 재기를 노렸다. 

이영하는 선발로 재도약을 노렸으나 시즌 초반 성적은 좋지 않았다. 4경기에서 1승3패, 15이닝, 평균자책점 11.40으로 부진한 뒤 2군행 통보를 받았다. 구속이 140km 중반대밖에 나오지 않았고, 무엇보다 제구가 크게 흔들렸다.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내던 슬라이더도 밋밋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반적인 재정비가 필요했다. 

교정을 마친 이영하는 최근 퓨처스리그 2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2경기에서 1승, 9⅔이닝,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148km까지 끌어올렸다. 2군에서는 지금 이영하를 1군에 올려도 괜찮다는 보고를 올렸다. 

김 감독은 "곽빈이 손톱 (부상) 때문에 한 턴을 걸러야 한다. 그 자리에 (이)영하가 들어간다. 이영하가 잘 던지면 로테이션에 계속 둘 수도 있다. 곽빈이 오면 이영하와 박정수를 두고 고민할 수 있다. (투수들을) 상황에 따라서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형범은 지난달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서면서 실전 감각을 익혀 나갔다. 6경기에서 1승1패, 2홀드, 12⅓이닝,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일단 던지는 것을 봐야 할 것 같다. 오늘(3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던졌는데 정재훈 투수 코치가 괜찮았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누구보다 두 투수의 재기를 바라고 있다. 이영하는 올 시즌 전부터 김 감독이 꼽은 키플레이어였고, 이형범은 마무리 투수 김강률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3주 동안 이탈하는 가운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두 투수 다 자기 몫을 해주면 어떨지 묻자 김 감독은 "둘 다 잘하면 땡큐지"라고 답하며 웃었다.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제보>kmk@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