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균의 은퇴식에서 꽃다발을 전달하는 추신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추신수(39·SSG)는 지난 5월 2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 방망이는 물론 꽃다발도 손에 쥐었다. 꽃다발이 향한 곳은 1982년생 동갑내기인 김태균(39)이었다. 이날은 김태균의 은퇴식이 열린 날이었고, 추신수는 원정팀 SSG를 대표해 마지막 길을 축복했다.

추신수는 비로 취소된 3일 인천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추신수는 “한화 측에서 먼저 꽃다발 전해줄 수 없느냐는 제안을 받았을 때 감사했다. 다만 팀의 주장이 (이)재원이고, 재원이 입장을 물어봤다. 재원이가 괜찮다고 해서 내가 했다”고 자신이 대표가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친구들이 한두명씩 은퇴를 하다보니까 내 나이를 실감하게 된다. 나도 이런 상황이 오겠구나는 생각을 했다”고 잠시 감상에 잠겼다.

워낙 대단한 선수라 대다수가 잠시 잊고 있지만, 추신수는 올해 우리나이로 마흔이다. 프로야구 초창기까지만 해도 나이 마흔에 선수생활을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고, 실제 지금도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다. KBO리그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40대 선수가 거의 없다. 그만큼 출중한 기량과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한 이야기다. 김태균도 지난해까지 선수 생활을 하며 모범적인 경력을 쌓았다.

그런데 추신수는 “떠나는 친구의 모습을 봤을 때 부러움이 가장 컸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사실 한국 야구 역사에서 가장 성공한 야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추신수이기에 의외다. 괴물들이 버티는 메이저리그에서만 무려 16년을 뛰었고, 리그 정상급 외야수로 평가됐으며, 7년 1억30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과 올스타전 출전까지 경험했다. 동양에서 온 선수지만 그는 클럽하우스 또한 장악하는 리더이기도 했다. 

김태균도 역사에 남을 만한 위대한 선수지만, 추신수의 경력에 비하면 다소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추신수는 김태균이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추신수는 “한 팀에서 정말 대단한 기록을 남겼다. 나는 사실 4~5팀을 옮겨 다녔다. 다른 것보다도 부럽다는 생각도 들었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친구를 치켜세웠다.

실제 김태균은 대표적인 ‘원클럽맨’이다. 2001년 한화에 입단한 뒤 일본에 진출했던 2년의 시간을 제외하면 모두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2015경기, 2209안타, 311홈런, 1358타점을 오롯이 이글스에 바쳤다. 추신수는 그렇지는 못했다. 시애틀·클리블랜드·신시내티·텍사스까지 메이저리그에서 4개 팀 유니폼을 입었다. 텍사스에서 7년을 뛰기는 했지만 ‘원클럽맨’이라고 부르기는 다소 짧은 시간이다. SSG는 추신수의 프로 5번째 팀이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한 팀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친 스타들은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마련이다. 트레이드가 두 번이나 있었다는 점에서 추신수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추신수의 그 화려한 경력에도 없는 것을 김태균은 가지고 떠난 셈이 됐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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