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뛰어난 눈과 결단력으로 도루를 쌓아가고 있는 SSG 추신수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추신수(39·SSG)는 전성기 당시 주루에서도 리그 평균 이상의 능력을 과시하는 선수였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694경기에서 96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5년 중 4년은 20도루 이상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총 157개의 도루를 기록했고, 도루 성공률은 74%에 이르렀다.

기본적인 주력이 되는데다 상대 투수의 타이밍을 뺏는 데 능한 결과였다. 다만 30대에 접어든 이후 도루 시도와 도루 개수는 많이 줄어들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간 도루 개수는 52개로 떨어졌다. 신체적인 능력이 저하되는 것은 막을 수 없었고, 부상 위험성 탓에 도루를 자제하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그래서 SSG가 추신수를 영입할 당시 ‘도루’에 기대를 거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시즌을 두 달 조금 넘게 치른 현재 가장 의외의 수치가 도루에서 나오고 있다. 추신수는 4일까지 12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리그 4위에 올라있다. 성공률은 80%(15회 시도, 12회 성공)에 이른다. 시즌 초반에는 상대 배터리가 추신수의 도루를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다가 허를 찔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견제를 함에도 불구하고 추신수가 유유히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장면이 벌어지고 있다.

추신수의 발이 빠른 건 결코 아니다. 철저한 연구의 결과다. 추신수는 3일 비로 취소된 인천 삼성전을 앞두고 “경기 전에 많이 보고 연구한다”고 입을 열면서 “스피드만 믿고 뛰기에는 나이가 있어서,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살기 힘들다”고 웃었다. 포수들도 어깨가 좋아 확실한 타이밍이 아니면 성공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만큼 상대 투수의 빈틈을 잡기 위해 연구를 많이 하고, 실제 경기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추신수의 도루 스타트를 가장 가까이서 보는 조동화 1루 작전·주루 코치도 감탄을 금하지 않는다. 조 코치는 현역 시절 리그 최고의 도루 능력을 갖춘 선수로 이름을 날렸고 2014년 37도루를 포함해 KBO리그 통산 191도루를 성공시켰다. 그런 조 코치는 “기본적으로 투수의 버릇을 잘 캐치하고, 집중력 있게 투수를 관찰한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일단 연구하고, 잘 보는 것부터 추신수의 도루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조 코치는 “도루사인이 났을 때 급하게 타이밍을 잡는 선수들이 있는데, 추신수는 도루를 시도할 타이밍이라고 생각하면 1루에 있든 2루에 있든 한 베이스를 더 가기 위해 초구부터 매구 투수와의 타이밍을 재고 리듬을 잡는다”면서 “결단력도 좋다. 보통 선수들이 뛰려고 할 때 ‘죽으면 어떡하나’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추신수는 팀에 득점이 필요하여 본인이 도루를 해야 한다고 느낄 때는 과감하게 도루를 실행한다”고 말했다. 베테랑답게 배짱도 좋다.

그렇다면 추신수가 20도루 이상도 기록할 수 있을까. 어쩌면 경기 상황에 달렸을 수도 있다. 조 코치는 “도루 개수에 욕심이 있어보이진 않는다”면서 “도루 개수보다는 팀에 도루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만 뛰는 것 같다”고 했다. 사실 부상 위험성 탓에 추신수도 나름의 큰 부담을 안고 시도하는 작전이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에는 팀을 위해 몸을 날리는 것을 마다하지 않기에 도루 시도는 앞으로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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