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메이저리그 전체 개인 순위표를 리드하고 있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왼쪽)와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2·샌디에이고)는 4일(한국시간) 홈구장인 펫코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경기에서 맹활약했다. 이날 선발 4번 유격수로 출전한 타티스 주니어는 3회 홈런 하나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3회 타이후안 워커를 상대로 터뜨린 투런포는 타티스 주니어의 시즌 17번째 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타티스 주니어는 역사에 남을 ‘만 22세 시즌’을 화끈하게 시작했다. 이날 경기는 타티스 주니어의 시즌 개인 40번째 경기. 메이저리그(MLB) 역사에서 개인 만 22세 이하 시즌 기준, 시즌 첫 40경기에서 17개의 홈런을 터뜨린 선수는 타티스 주니어가 유일하다.

종전 기록은 2015년 브라이스 하퍼(당시 워싱턴·현 필라델피아)가 가지고 있던 15개였다. 당시 ‘천재 선수’라는 칭찬을 받던 하퍼의 홈런 페이스는 미국 전역이 주목할 정도였다. 시작부터 화끈하게 내달린 하퍼는 2015년 42홈런, 9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09라는 어마어마한 타격 생산력을 선보인 끝에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그런데 타티스 주니어의 홈런 페이스는 당시 하퍼를 넘어선다.

물론 어깨 부상, 코로나19로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라 누적 기록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 실제 같은 나이인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는 첫 40경기에서는 홈런 11개로 타티스 주니어보다 적지만, 더 많이 뛴 덕에 17홈런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타티스 주니어의 현재 페이스는 몇 경기 덜 뛴 격차를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다.

놀라운 것은 타티스 주니어의 포지션이 체력 소모가 심한 유격수라는 것이다. 하퍼와 트라웃은 외야수고, 게레로 주니어는 1루수다. 유격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격에 더 초점을 맞출 수 있는 포지션이다. 그러나 타티스 주니어는 MLB 유격수 역사상 가장 빨리 50홈런 고지에 오른 선수가 되는 등 신바람을 내고 있다.

하퍼와 트라웃의 ‘22세 MVP 수상’ 계보를 이을 선수가 두 명이나 나왔다는 것도 흥미롭다. ‘베이스볼 레퍼런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1991년 8월생인 트라웃의 만 22세 시즌을 2014년, 그리고 1992년 10월생인 하퍼의 만 22세 시즌은 2015년으로 정의한다. 공교롭게도 트라웃은 2014년, 하퍼는 2015년 개인 첫 MVP를 수상했다. 그리고 타티스 주니어와 게레로 주니어 또한 올해가 만 22세 시즌이다.

현재 베팅 업체의 배당을 보면 타티스 주니어는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게레로 주니어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각각 치열한 MVP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직 시즌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으로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지금의 활약을 이어 간다면 숫자와 임팩트 측면에서 충분히 유력한 후보자가 될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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