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전수 논란이 재점화된 게릿 콜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투수인 게릿 콜(31·뉴욕 양키스)은 양키스 입단 첫 해인 지난해 좋은 성적으로 연착륙한 것에 이어 올해는 생애 첫 사이영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3일(한국시간)까지 시즌 첫 11경기에서 기록했던 평균자책점이 1.78이었다.

하지만 4일 탬파베이와 홈경기는 그간 우리가 알던 게릿 콜이 아니었다. 콜은 이날 5이닝 동안 홈런 하나를 포함해 5피안타 2볼넷 5실점하고 무너졌다. 삼진 7개를 잡아내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제구가 정교하지 않았다. 물론 주심의 스트라이크존과도 상성이 맞지 않는 양상이 있었으나 그에 앞서 콜의 투구 내용이 평소보다 부진했다고 봐야 옳았다.

물론 최고 투수도 매일 잘 던질 수는 없고, 5이닝 5실점이 ‘최악’이라고 볼 정도의 형편없는 결과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현지 반응이 흥미롭다. ‘레딧’을 비롯한 현지 팬 사이트에서 음모론까지 돌고 있어서다. 이물질 사용을 금지하자마자 콜의 ‘회전수’가 뚝 떨어진 것을 팬들이 예민하게 보고 있다.

콜은 피츠버그 시절에도 좋은 투수였지만 리그 최고의 투수는 아니었다. 최고 대열 오른 건 휴스턴 이적 후다. 휴스턴 이적 후 콜의 포심패스트볼을 비롯한 전체 구종들의 회전수가 크게 올라갔다. 콜은 팀의 체계적인 훈련법 덕이라고 말했지만, ‘앙숙’ 트레버 바우어를 비롯한 몇몇 이들은 휴스턴이 조직적으로 이물질을 사용했다고 의심한다. 파인타르나 선크림과 같은 물질들은 손을 끈적거림을 제공해 공을 더 쉽게 챌 수 있도록 한다. 

MLB에 이물질 사용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자 MLB 사무국은 최근 “경기 중 이물질 사용이 적발될시 10경기 출장 정지를 내릴 것”이라고 단속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이 발표가 있자마자 콜의 회전수가 크게 감소했는데 일부 팬들은 이를 지적하고 있다.

‘베이스볼 서번트’의 집계에 따르면 올 시즌 콜의 포심패스트볼 회전수는 2561회였는데, 이날 회전수는 2436회로 125회나 줄어들었다. 주무기인 너클 커브 또한 2840회에서 2762회(-78회)로, 체인지업은 1751회에서 1674회(-77회)로, 슬라이더는 2711회에서 2663회(-48회)로 줄었다. 의심론자들은 “단순한 컨디션 난조로 줄어들 수 있는 격차가 아니다. 그 증거로 구속은 매우 정상적이었다”고 말한다. 실제 너무 줄기는 했다. 포심의 최저 회전수는 2042회에 불과했다. 

회전수가 구위를 결정짓는 건 아니지만, 줄어들면 공의 움직임이나 타격시 공이 버티는 힘 등에서 차이가 생길 수는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양키스 투수들은 콜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회전수가 크게 줄어 눈길을 모았다. 닉 넬슨의 포심 회전수는 평균보다 111회 떨어졌고, 루이스 세사의 싱커 회전수는 평균보다 200회 모자랐다. 앞으로 콜의 등판에서 회전수를 체크하는 팬들이 많아질 이유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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