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이닝 무실점의 좋은 투구를 선보인 최원준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최주환(33·SSG)은 2006년 두산의 지명을 받은 뒤 지난해까지 오직 베어스 유니폼만 입고 뛰었다. 펀치력을 갖춘 내야수로 팀 공격력의 핵심으로 자리했음은 물론 팬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최주환은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SSG로 이적했다. 다만 시즌 초반 당한 햄스트링 부상으로 친정팀 두산과 재회는 조금 늦어졌다. 그런 최주환은 6월 4일에 이르러서야 옛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것도 대단히 익숙한 잠실구장이었다. 경기 전 최주환은 옛 동료, 그리고 코칭스태프와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잠시 치열한 승부의 세계를 잊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팬들도 마찬가지였다. 1회 최주환이 첫 타석에 들어서자 상당수 두산 팬들이 박수를 치며 옛 소속 선수의 방문을 환영했다. 그러나 환영은 거기까지였다. 막상 경기에 들어가자 두산은 최주환을 꽁꽁 묶었고, 최주환은 몇 차례 상황에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선발 최원준이 최주환 봉쇄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1회 2사 1,2루 상황에서 최주환을 상대한 최원준은 유격수 뜬공으로 유도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3회에도 2사 만루 상황에서 최주환을 만났는데 이번에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최주환의 방망이가 최원준의 공 밑 부분을 계속 때렸고, 끝내 외야로 날아가는 타구를 허용하지 않았다. 최원준은 6회 마지막 대결에서 삼진을 잡아냈다.

최주환도 반격하는 듯했다. 0-3으로 뒤진 8회 2사 1루에서 우중간 방향으로 큰 타구를 날렸다. 타구 속도와 비거리 모두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두산의 중앙에는 정수빈이 있었다. 이날 SSG 타자들의 직선타성 타구를 모두 잘 처리한 정수빈은 최주환 타구를 전력질주해 잡아냈다. 잡은 순간 자신의 속도를 주체하지 못하고 넘어졌을 정도로 가속도를 최대한으로 붙였다. 

예전에는 동료로서 더할 나위 없는 든든한 수비였지만, 이제는 반대로 타점 기회가 날아간 최주환도 씁쓸한 미소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두산은 3-0으로 앞선 9회 2점을 내준 끝에 간신히 승리를 지켰다. 최주환 타구를 잡아낸 정수빈의 호수비가 더 중요했던 이유다. 무안타에 그친 최주환은 5일 다시 친정팀과 만나 치열한 승부를 이어 갈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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