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전히 4할 타자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을 손에 쥐고 있는 강백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강백호(22·kt)에게 올해 KBO리그 월간 최우수선수(MVP) 시상은 아쉬움의 연속이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4·5월 두 달 연속 후보에 올랐지만, 정작 수상자는 다른 선수였다.

강백호는 4월 한 달 동안 23경기에서 타율 0.407, 2홈런, 21타점을 거뒀다. 4할 타율이 돋보이지만, 4월에는 원태인(삼성)의 기세가 워낙 압도적이었다. 원태인은 4월 한 달 동안 4승1패 평균자책점 1.16을 기록한 리그 최고의 투수였다. 여기에 삼성의 선두권 질주라는 팀 성적까지 등에 업었다.

강백호의 기세는 5월에도 이어졌다. 강백호는 5월 22경기에서 타율 0.418, 4홈런, 23타점을 기록했다. 타율과 장타율, 출루율 모두 4월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며 주위를 놀래케 했다. 그러나 5월에도 수상 운은 없었다. 이정후(키움)라는 또 다른 괴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5월 22경기에서 타율 0.451이라는 놀라운 질주를 이어 갔다. 이정후는 기자단 투표(18-12)와 팬 투표(18만1714표)에서 강백호(4만6109표)를 제치고 수상자가 됐다.

좋은 성적을 내고도 수상에 실패했으니 고배를 마셨다는 표현이 어울릴 법하다. 그러나 실망할 이유는 전혀 없다. 월간 MVP보다 더 값진 상인 시즌 MVP 레이스에서 꼭대기에 있기 때문이다. 구간별로 자르면 4·5월에는 강백호보다 더 뛰어난 선수가 있었을지 몰라도, 지금까지 성적을 놓고 보면 강백호보다 잘한 선수는 찾아보기 어렵다.

원래도 잘 치던 타자였던 강백호는 프로 4년차를 맞아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천재의 전성기 시작을 알리고 있다. 6일까지 딱 50경기를 치른 강백호는 타율 0.411이라는 미친 질주를 기록 중이다. 5경기도, 20경기도 아닌 자그마치 50경기 성적이다. 타율 2위 양의지(NC·0.358)와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당분간은 적어도 타율 부문에서는 뒤집힐 걱정이 없는 처지다.

또한 7개의 홈런, 47타점을 기록했다. 4월까지는 홈런이 적다는 게 아쉬웠지만 5월 들어서는 홈런 페이스까지 정상을 찾고 있다. 상대의 집중 분석과 시프트를 그대로 뚫어버리는 괴력이다. 타자들의 대표 지표인 OPS(출루율+장타율)에서는 1.078로 양의지(1.109)에 이은 리그 2위다. 이 격차마저도 홈런이 터지면서 좁혀지고 있다. 

만약 ‘지금 시점’에서 시즌 MVP를 뽑는다면, 강백호는 4할 타율의 상징을 등에 업고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양의지나 투수 쪽에서 외국인 선수 몇몇이 있지만 강백호만큼 강한 임팩트를 주지는 못했다. 강백호는 지금 더 큰 타이틀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월간 MVP에 굳이 미련을 둘 필요가 없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제보> skullboy@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