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수원 kt전에서 자기 몫을 다하지 못한 노경은 ⓒ롯데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지시에 대한 불만인지, 자신에 대한 불만인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어쩌면 두 가지가 모두 섞인 감정의 표출일 수도 있었다. 어쨌든 노경은(37·롯데)은 5일 등판을 마친 뒤 뭔가 불만이 있었다. 이건 확실했다.

노경은은 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해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에서 133이닝을 소화한 노경은은 올해 뚝 떨어진 성적에 고민이 있을 법했다. 노경은은 4일까지 시즌 6경기에 등판했으나 1승3패 평균자책점 8.00에 그쳤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1번뿐이었다. 피안타율 0.342, 이닝당출루허용수(WHIP) 2.00 모두 정상적인 범주는 아니었다.

5일 등판은 그래서 중요했다. 전날 박세웅의 완봉 역투를 등에 업고 15-0 대승을 거둔 롯데였다. 베테랑이 이 분위기를 이어 가야 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꼬였다. 구위는 썩 좋지 않았고, 공은 가운데로 몰리는 경향이 있었다. 1회 1점, 3회 2점을 허용하고 3실점했다.

0-3으로 뒤진 4회에는 아웃카운트 두 개를 잘 잡았다. 그러나 심우준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그러자 조용호 타석 때 롯데 벤치가 움직였다. 이미 교체를 결정하고 코치가 올라왔다. 노경은은 설명을 들은 뒤 1루를 향해 공을 세게 던졌다. 교체되는 투수들이 1루에 공을 던져주는 건 일반적인 일이지만, 노경은은 일반적이지 않았다. 전력 투구에는 분명 뭔가의 분이 담겨져 있었다. 

무엇에 화가 났는지는 알 수 없지만, 노경은은 더그아웃을 향해 글러브까지 강하게 내던졌다. 노경은을 격려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후배들이 다소 놀란 기색이 역력할 정도였다.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의 연속이었다.

노경은은 이날 3⅔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피안타 개수가 말해주듯 kt 타자들에게 고전한 양상은 뚜렷했다. 여기에 조용호에게는 볼넷과 안타를 허용한 노경은이었고, 이제 이날 kt 선발 타자들을 세 번째 상대하는 순번이었다. 이미 대기가 예고된 좌완 김진욱으로 교체하는 건 납득 못할 결정이 아니었다. 롯데는 불펜 운영 자원이 풍족했고, 총력전을 해볼 만한 여건이기도 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5일 경기 전 향후 선발 로테이션에 대해 “일요일(6일) 나균안이 나가고, 다음 주에는 스트레일리, 프랑코, 박세웅, 노경은 순이다”고 공개했다. 노경은은 적어도 이날 경기 전까지는, 서튼 감독의 로테이션 구상에 살아있었다. 예정대로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을지, 기회를 얻는다면 부진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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