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조계현 단장(가운데)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광주동성고 내야수 김도영(왼쪽)과 광주진흥고 우완투수 문동주. ⓒ목동, 고봉준 기자
-KIA행 꿈꾸는 내야수 김도영과 우완투수 문동주
-1차지명 결정권 쥔 조계현 단장은 ‘행복한 고민’
-“신인 드래프트 마지막 날까지 고민할 것 같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 김성철 영상기자]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32강전이 열린 6일 목동구장에는 어김없이 많은 KBO리그 구단 관계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이날 광주진흥고와 광주동성고, 세광고 등 우승후보들의 경기가 예정된 터라 스카우트팀 직원들의 발걸음이 더욱 바빴다.

낯익은 얼굴도 있었다. 조계현(57) KIA 타이거즈 단장이었다. 조 단장은 이날 LG 트윈스와 홈경기가 열리는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대신 목동구장을 찾았다. 지역 연고지 학교의 특급 유망주들을 보기 위해서였다.

조 단장의 눈길이 향한 경기는 광주동성고-세광고전 그리고 광주진흥고-도개고전이었다. 이미 알려진 대로 광주동성고에는 ‘제2의 이종범’으로 불리는 내야수 김도영(18)이, 광주진흥고에는 시속 150㎞대 중후반의 빠른 볼을 던지는 우완투수 문동주(18)가 버티고 있었다.

조 단장은 “공교롭게도 광주동성고와 광주진흥고가 오늘 연달아 32강전을 치르면서 이곳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김도영과 문동주는 주말리그 경기부터 꾸준히 지켜봤다. 그런데 지역에서 열리는 주말리그와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대회는 분위기가 다르다. 이렇게 환경이 바뀔 때 선수들이 어떻게 하느냐를 보려고 왔다”고 덧붙였다.

▲ KIA 조계현 단장이 6일 목동구장을 찾아 황금사자기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목동, 고봉준 기자
조 단장은 두 유망주와 관련된 상세한 평가를 아꼈다. 아직 1차지명(8월 23일)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언 하나가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조 단장은 “문동주는 확실히 볼이 빠르더라. 강점이 뚜렷하다. 또, 김도영의 경우 발이 빠르고 공수주를 고루 갖춘 내야수로 평가하고 있다”고 짧게 설명했다. 이어 “사실 이렇게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왜 하필 같은 나이로 태어났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한 명만 뽑아야 하는 상황이 아쉽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처럼 조 단장의 관심을 받은 김도영과 문동주는 이날 동반 활약을 펼쳤다. 먼저 김도영은 세광고전에서 1번 유격수로 선발출전해 5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비록 경기에선 4-9로 져 전국대회 조기탈락이 확정됐지만, 7회말 빠른 발로 기습번트를 만들어내면서 존재감을 알렸다.

또, 2일 장충고전에서 직구 최고구속 154㎞를 기록하며 5⅓이닝 6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 호투했던 문동주는 이날 도개고전에서도 최고구속 154㎞의 강속구를 앞세워 3⅔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고 12-3 7회 콜드게임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김도영은 “다른 1차지명 후보인 (문)동주가 시속 150㎞ 이상을 던지는 투수 아닌가. 경쟁은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래도 욕심은 난다”고 말했다. 문동주 역시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따라 KIA팬으로 자랐다. KIA에서 가져주시는 관심이 고마울 따름이다”고 KIA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KIA는 최근 몇 년간 연고지에서 나고 자란 유망주들을 1차지명으로 영입해 확실한 효과를 누렸다. 지난해 입단한 정해영은 마무리 자리까지 꿰찼고, 올 시즌 데려온 이의리는 선발 수업을 차근차근 받고 있다.

올해 역시 행복한 고민이 이어지는 KIA. 결정권을 쥔 조 단장은 “지명 당일까지 고민이 될 것 같다”는 말로 설레는 마음을 대신했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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