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박세혁 ⓒ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형이 최대한 빨리 올 테니까 힘내."

두산 베어스 안방마님 박세혁(31)이 지난 4월 안와골절로 이탈하면서 후배 장승현(27)에게 남긴 말이다. 약 2개월 만에 약속을 지켰다. 박세혁은 오는 11일부터 잠실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원정 3연전 일정에 맞춰 1군 합류를 준비하고 있다. 

2019년 안방을 차지한 뒤로 박세혁은 '아프다'는 말을 거의 꺼낸 적이 없다. 잔부상이 가장 많은 포지션이지만, 묵묵히 장비를 차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김태형 감독이 가장 높이 사는 태도다. 주전 첫해인 2019년은 포수로 135경기, 1071⅔이닝을 뛰면서 통합 우승을 이끌었고, 지난해는 포수로 118경기에 출전해 880⅔이닝을 책임졌다.  

박세혁은 올해 주전 포수로 3번째 시즌을 맞이하면서 허경민-박건우-정수빈 등과 함께 팀을 끌고 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 포수로서 투수들과 호흡을 더 신경 쓰는 것은 물론이고, 하위 타선에서 더 힘을 보태야 한다는 각오로 겨우내 4번타자 김재환과 타격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 개인적으로는 올림픽 대표로 태극마크를 다는 꿈도 품고 있었다. 

이번 부상으로 올해 세운 모든 계획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박세혁과 두산 모두에게 대형 악재였다. 박세혁은 부상으로 장기 이탈한 적은 처음이라 당혹스러운 마음이 컸지만, 건강히 다시 돌아오겠다는 목표로 차근차근 몸을 만들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잠시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2019년부터 쉼 없이 달려온 박세혁에게 어쩌면 여러모로 의미 있는 공백기가 됐을지도 모른다.

박세혁은 지난 1일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서며 실전 감각을 익혔다. 지명타자로 1경기, 포수로 2경기에 출전했다. 3경기 통틀어 9타수 3안타 2볼넷 2삼진 3타점으로 타격감은 괜찮았다. 2루타도 1개를 기록했다. 수비할 때도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다. 

자리를 비운 사이 장승현이 급성장한 게 변수라면 변수다. 장승현은 지난 2개월 동안 몸무게가 6kg이나 줄 정도로 고생하면서도 살뜰히 안방을 지켰다. 시간이 흐를수록 박세혁의 빈자리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잦아들었다. 

김 감독은 그런 장승현을 칭찬하는 대신 "기회가 왔을 때 주전을 잡으려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더 강하게 키웠다. 그 결과 두산은 8일 현재 27승23패 승률 0.540로 NC, kt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박세혁은 주전 타이틀에 걸맞은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2018년 겨울처럼,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1군 무대로 돌아올 준비를 마쳤다. 김 감독은 박세혁이 합류하면 장승현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내길 기대하면서도 두 선수 모두 긴장의 끈을 놓기 힘든 경쟁 구도를 그려뒀다. 박세혁은 2019년 두산을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던 것처럼, 왜 그가 두산의 안방마님인지 다시 증명해 나갈 것이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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