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kt전에서 임시 선발로 나서는 조영우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의 올 시즌 선발진은 말 그대로 ‘초토화’됐다. 외국인 선수 하나는 부상으로 4경기, 14이닝 남짓만 소화한 뒤 교체됐다. 새 외국인 투수는 가세하려면 한 달은 걸리고, 여기에 SSG를 넘어 리그에서도 가장 믿을 만한 토종 선발 두 선수(박종훈·문승원)도 팔꿈치 부상에 사라졌다.

당초 올해 SSG의 선발 로테이션은 윌머 폰트, 아티 르위키, 박종훈, 문승원, 그리고 5선발이었다. 5선발 경쟁에서 이긴 이건욱이 부진하자 좌완 오원석이 그 자리를 메웠다. 그런데 한 번도 제대로 돌아간 적이 없다. 폰트가 어깨 통증으로 뒤늦게 시작했고, 폰트가 오니 르위키는 옆구리 부상으로 이미 전력에서 빠진 상황이었다. 르위키가 돌아오기 하루 전 박종훈은 팔꿈치 이상으로 자진강판했고, 르위키는 복귀전에서 부상을 당했으며, 박종훈의 수술이 확정되자 문승원의 팔꿈치 이상 소식이 전해졌다. 

하늘이 버린 시즌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다. 르위키-박종훈-문승원의 기대 승수 합계는 30승 정도였다. 그냥 기대치가 아니라 그 정도 실적을 갖춘 선수들로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였다. 하지만 세 선수가 빠지면서 SSG는 힘겨운 시즌이 예고되고 있다.

당장 이번 주 로테이션은 구상을 짜는 구단 관계자들조차 머리가 아팠을 정도였다. 기존에 로테이션을 돌았던 오원석이 목요일, 폰트가 토요일 나서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구상했다. 결국 조영우가 화요일에 나가고, 수요일에는 이건욱이 등판할 가능성이 크다. 

조영우는 선발로 준비했던 선수가 아니라 임시 방편에 가깝다. 이 때문에 주말 3연전에는 폰트 외에 김정빈과 정수민이 대기할 전망이다. 시즌 전 5선발 경쟁을 벌였던 선수들이 죄다 ‘2~5선발’로 나간다. 한 번 던진 선수를 말소하고 불펜 자원을 콜업하는 등 1군 엔트리도 수없이 바뀔 것이 확실하다. 지금 SSG는 이 계산이 한 번이라도 틀어지면 곧바로 던질 투수가 마땅치 않을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이번 주가 SSG의 향후 스탠스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그래서 나온다. 지금 SSG는 일단 선발로 쓸 수 있는 선수를 죄다 로테이션에 넣은 상황이다. 그런데 그 임시 로테이션이 한계를 보인다면 생각을 다르게 할 수밖에 없다. 손해를 보고 트레이드를 해야 할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그냥 이대로 시즌을 포기할 수는 없어서다.

실제 SSG도 박종훈의 부상 이후 트레이드 시장에서 선발 자원을 물색했다. 그러나 선발감은 어디나 다 부족하다. 줄 팀이 없었고, 설사 있다고 하더라도 SSG의 급한 사정을 이용해 높은 몸값을 부를 것이 확실하다. SSG도 이런 사정 탓에 아예 트레이드 논의를 제대로 시작조차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의를 하면 죄다 ‘안 됩니다’라는 답변이 들리는 상황에서 카드 제시조차 못했다.

어차피 타 팀도 1~3선발급 선수를 줄 리가 없고, 활용 가치가 떨어진 5선발급을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번 주에 나서는 선수들이 잘하거나 가능성을 보인다면, 굳이 손해를 봐가며 ‘5선발급’을 또 수집할 이유가 없다. 반대로 한계를 보인다면 SSG는 울며 겨자 먹기로 시장에 나가야 한다. 이번 주가 올 시즌 SSG의 뭔가를 쥐고 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이유다. 어차피 야구는 계속되고, 박종훈 문승원의 이탈에 대비한 대기 자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SSG도 되도록 트레이드 없이 내부에서 그 해답을 찾길 바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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