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투구에도 아쉽게 대회를 마감한 광주진흥고 문동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목동, 김태우 기자] “고교야구 경기에서 이렇게 오래 무4사구 경기를 하다니…”

9일 목동구장에 모인 KBO리그 스카우트들은 광주진흥고 우완 문동주, 경남고 좌완 김주완의 투수전에 좀처럼 눈을 떼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각 지역에서는 1차 지명 후보로 불리는 선수들. 이미 수준급 기량을 증명했는데,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에서 정면충돌했다. 두 선수 모두 공격적인 승부로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며 명품 투수전을 연출했다.

경남고가 1회부터 상대 에이스인 문동주를 밀어붙이는 동시에 상대 실책을 등에 업고 3점을 뽑았다. 1회 1사 후 오상택의 중전안타에 이어 1사 2루 이세윤 타석 때는 폭투로 3루에 갔다. 이어진 2사 3루에서 안민성의 중전 적시타가 나오며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이정후의 3루 땅볼 때 상대 실책으로 2사 1,2루가 됐고, 김민수가 기세를 이어 가는 우중간 2타점 2루타를 뽑으며 3-0까지 달아났다.

문동주는 1회 3실점(2자책점)하기는 했지만, 2회부터 제구의 안정을 찾아갔고 3회부터는 최고 구속도 153.5㎞까지 끌어올리며 전국구 에이스다운 위용을 되찾았다. 150㎞가 넘는 공이 타자의 무릎 쪽을 파고들었고, 슬라이더와 커브 등 변화구까지 날카롭게 떨어지며 경남고 타선을 틀어막았다. 

▲ 경남고 김주완. ⓒ 목동, 이재국 기자
그러나 경남고도 좌완 김주완이 역투를 이어 갔다. 김주완은 최고 145㎞, 140㎞ 초·중반의 패스트볼과 커터, 슬라이더와 커브, 마지막에는 체인지업까지 다양한 변화구까지 선보이며 진흥고 타선을 거의 완벽하게 돌려세웠다. 변화구는 기가 막히게 떨어지며 탈삼진을 유도했고,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까지 선보이며 빼어난 완급조절까지 선보였다. 문동주와 김주완의 투수전 속에 고교야구에서는 보기 드문 무4사구 게임이 7회 넘어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진흥고는 7회 2사 후 오건우의 좌중간 2루타와 상대 실책으로 2사 1,3루 기회를 잡았지만, 김주완은 후속타를 막고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문동주는 7회를 마지막으로 투구를 중단하고 야수 자리에 들어갔으나 팀이 8회 1사 만루 위기에 몰리자 재등판하는 투지를 발휘해 안민성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여기까지 104구였고, 105구 투구 제한에 걸려 마운드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박대현이 위기를 정리해 2점 차가 유지됐지만 경남고는 9회 1점을 추가하며 4-1로 리드, 승리를 예감했다. 

결국 김주완을 앞세운 경남고가 진흥고를 꺾고 8강행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김주완은 7회 1사까지 투구 수가 70개밖에 안 됐을 정도로 제구와 운영 모두 절정이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주완은 선두 김지성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견제 때 실책이 나오며 무사 2루에 몰렸으나 아웃카운트를 하나 더 잡고 경기를 마쳤다. 8⅓이닝 102구를 던지며 4피안타 무4사구 2실점으로 버텼다. 승계주자 실점이 있었으나 남은 아웃카운트 2개는 노운현이 책임졌고 경남고가 4-2로 이겼다.

문동주도 7⅓이닝 104구 3실점(1자책점)으로 잘 던졌고 3회 이후로는 거의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으나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고 황금사자기를 품에 안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경남고는 오는 11일 배명고를 꺾은 세광고와 8강전을 치른다. 이 경기는 SPOTV에서 생중계한다.

스포티비뉴스=목동,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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