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1월 '무결점' 노박 조코비치(28, 세르비아, 세계 랭킹 1위)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모두 꺾었다. 1월 초 카타르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카타르 오픈 결승전에서는 라파엘 나달(29, 스페인, 세계 랭킹 5위)에게 완승했다.

올해 첫 그랜드슬램 대회인 호주 오픈 준결승에서는 로저 페더러(34, 스위스, 세계 랭킹 3위)를 이겼다. 결승에서 만난 앤디 머레이(28, 영국, 세계 랭킹 2위)도 그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한때 조코비치와 나달, 페더러 그리고 머레이는 남자 테니스의 '빅4'로 불렸다. 이들은 각종 대회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보는 이들을 열광하게 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조코비치의 독주가 시작됐다. 조코비치는 2015년에 열린 호주 오픈 윔블던 US오픈 정상에 올랐고 ATP투어에서 11번 우승했다.

지난해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1월 조코비치는 카타르 오픈과 호주 오픈 우승 컵을 들어 올렸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1일(이하 한국 시간) "조코비치가 최근 경기에서 이긴 뒤 요즘은 빅4가 없다(The Big Four? Not anymore after Novak Djokovic's latest win)"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이 매체는 "발칸 반도가 사랑하는 영웅이 호주 오픈을 장악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조코비치는 빅4를 넘어 거대한 선수가 됐다. 세르비아 국민들은 조코비치가 대통령으로 출마할 경우 그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코비치는 세르비아 국민의 뜨거운 지지에 대해 "나는 단지 운동선수일 뿐이다. 나는 이 일에 충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선수가 매주 세계 랭킹 1위를 위해 경쟁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조코비치는 호주 오픈 정상에 올랐지만 안 좋은 일도 있었다. 대회를 앞두고 테니스 선수들의 승부 조작 의혹이 언론에 보도됐다. 조코비치도 2007년 경기에서 고의 패배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조코비치는 기자회견에서 이를 부인했다.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운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조코비치는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호주 오픈 역대 최다(6회) 우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조코비치는 페더러, 머레이와 경기할 때 좀처럼 실수하지 않았다. 스트로크 싸움에서는 상대를 압도했고 수비는 한층 탄탄해졌다. 빅4가 한창 경쟁하던 시절 조코비치는 경기가 안 풀릴 때 분을 이기지 못하고 화를 내는 장면을 종종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자세도 자취를 감췄다. 경기 내내 냉정성을 잃지 않는 집중력까지 생겼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 준 기량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의 독주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4개 그랜드슬램 대회(호주 오픈 롤랑가로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오픈) 개인 통산 11번째 정상에 올랐다. 아직 그가 정복하지 못한 대회는 롤랑가로 프랑스 오픈이다. 오는 5월 중순 열릴 예정인 프랑스 오픈에서 조코비치가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성공한다. 또한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도 노리고 있다. 

여자 단식에서는 이변이 일어났다. 여자 테니스의 '절대 강자' 세레나 윌리엄스(34, 미국, 세계 랭킹 1위)가 결승전에서 안젤리크 커버(27, 독일, 세계 랭킹 6위)에게 무릎을 꿇었다. 커버는 '그물망 수비'로 윌리엄스의 공격을 막아 냈다.

윌리엄스는 개인 통산 22번째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반면 지난해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서 4번 우승한 커버는 호주 오픈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커버는 휴식 대신 페드컵 출전을 선택했다. 6일과 7일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2016 국제테니스연맹(ITF) 페드컵 월드 그룹 1라운드에 출전한다. 커버와 안드레아 페트코비치(28, 세계 랭킹 25위)가 이끄는 독일은 지난해 4강전에서 러시아에 져 탈락했다.

[사진1] 노박 조코비치 ⓒ Gettyimages

[사진2] 조코비치 우승에 환호하는 세르비아 국민 ⓒ Gettyimages

[사진3] 안젤리크 커버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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