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벤 헨더슨(32, 미국)은 UFC가 아닌, 벨라토르를 선택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UFC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2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종합격투기 뉴스 사이트 MMA 정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헨더슨이 다시 챔피언이 됐다면 받았을 파이트머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제시했다. 하지만 그는 많은 금액을 선불로 주는 벨라토르의 조건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헨더슨이 밝히는 주된 이유는 따로 있었다. 파이터 개인이 스폰서를 받을 수 있는 조건 때문이었다.

UFC는 지난해 7월 리복과 스폰서 독점 계약을 맺었다. 모든 소속 선수들과 코치들은 대회가 열리는 주간에 리복 제품 이외의 티셔츠, 파이트 쇼츠, 신발 등을 착용하지 못한다. 즉 파이터 개인이 다른 스폰서는 받지 못한다.

헨더슨은 같은 날 ESPN과 인터뷰에서 "거짓말하지 않겠다. 벨라토르에선 스폰서 계약이 가능하다. 따로 영업할 수 있어서 리복 스폰서만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 이번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헨더슨은 지난해 11월 UFC 서울 대회를 마치고 리복 후원금 1만5,000 달러(약 1,800만 원)를 받았다. 벨라토르에서 따로 스폰서를 유치해 받을 수 있는 후원금이 이보다 크다는 판단이다.

벨라토르에선 선수 협회를 세울 수 있다는 것도 이유로 꼽았다. "난 파이터들 처우 개선에 앞장서는 개척자가 되고 싶다. 벨라토르는 선수 협회 설립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선수 협회가 있다면 우리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함께 뭉쳐 찾을 수 있다. 다른 곳에서는 '선수 협회'라는 말도 꺼내지 못한다. 선수 협회가 생기면 내게도, 다른 파이터들에게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했다.

헨더슨은 옥타곤을 떠나지만 UFC 임직원들과 아름답게 이별했다고 밝혔다. "로렌조 퍼티나가 전화했다. 데이나 화이트도 그랬다. 그들과 대화할 수 있었다. 둘 다 날 이해했다. 어떤 적대감도 없었다. UFC에 있는 누구에게도 악감정은 없다. 모든 일이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화이트 대표도 헨더슨의 선택을 존중했다. "헨더슨은 자신을 위해 옳은 선택을 했다고 믿는다. 그는 훌륭한 남자다. 우리는 그가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축복했다.

헨더슨은 벨라토르 타이틀전 직행을 바란다. 아직 라이트급에서 활동할지, 웰터급에서 활동할지 정하지 않았지만 어떤 체급에서도 도전권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UFC에서 이룬 성과를 볼 때, 라이트급이든 웰터급이든 우리가 원하는 체급의 타이틀전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활동 체급에 대해선 여전히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벨라토르와 내 매니저들이 지금도 대화하고 있을 것 같다"며 "더 이상 재대결은 없다. 모두 처음 만나는 새로운 상대들"이라고 기대했다.

현재 벨라토르 라이트급 챔피언은 윌 브룩스(17승 1패), 웰터급 챔피언은 안드레이 코레시코프(18승 1패)다. 브룩스는 헨더슨이 벨라토르로 온다는 소식에 트위터에 "내가 헨더슨의 '친구'가 돼 주겠다"고 썼다.

벨라토르 스캇 코커 대표는 MMA 파이팅과 인터뷰에서  "헨더슨이 타이틀을 원한다면, 좋다. 그는 이미 타이틀 전선에서 경쟁해 왔다. 그가 좋다면 나는 반대할 생각이 없다"고 지지했다.

[사진] 벤 헨더슨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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