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은 메이저리그 몸에 맞는 공 기록까지도 이제 단 1개만을 남기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는데…”

김원형 SSG 감독은 9일 인천 한화전을 앞두고 최정(34·SSG)의 선발 라인업 제외를 알리면서 “어깨 통증으로 2~3일 정도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최정은 8일 고척 키움전에서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어깨 쪽을 다쳤다. 김 감독은 “100㎏가 넘는 선수들이다. 하면 다친다”고 다시 한 번 경고했다.

선수들의 본능적인 플레이였고, 몸이 아끼지 않는 투지였다. 그러나 최정도 이제는 어린 나이가 아니다. 젊었을 때보다는 회복이 더딜 수 있다. 팀의 간판타자이자 리그 최고의 타자가 라인업에서 빠지면 한 차례 출루 이상의 큰 타격이 온다는 건 스스로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최정은 몸에 누적된 피로가 많은 선수이기도 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계속 공을 맞는다. 

코치들은 최정에 대해 “멍이 빠질 날이 없는 선수”라고 이야기한다. 공을 맞으면 빠른 공이든 변화구든 타자의 몸에는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다. 멍이 퍼지다 온몸을 휘감고 빠져 나가게 되는데, 빠져 나갈 때쯤이면 또 맞는다는 이야기다. 최정은 이미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한 선수다. 9일까지 세게 맞았든, 그렇지 않든 총 286개의 공을 맞았다. 이 누적된 충격은 분명 몸에 남아있다.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이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몸에 맞은 공을 기록한 남자’로 기네스북에 오르기 직전이다. 이 부문 세계 기록은 1891년부터 1918년까지 뛴 휴지 제닝스가 가지고 있다. 제닝스는 총 287개의 몸에 맞는 공을 기록했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이 기록을 1위로 공인하고 있다. 다만 이 기록은 라이브볼 시대 이전에 기록된 것이고, 라이브볼 시대 이후 기록은 크레익 비지오의 285개다. 최정은 제닝스와 비지오 사이에 있다.

비지오는 홈플레이트에 바짝 붙은 타격 위치로 유명했다. 몸에 맞는 공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최정도 마찬가지다. 비지오만큼 바짝 붙어 있지는 않지만, 타격시 몸이 홈플레이트로 과감하게 들어가는 편이다. 공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한 타자다. 여기에 공을 끝까지 보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공이 몸쪽으로 와도 미리 몸을 빼지 않는다. 그래서 때리는 안타나 홈런도 많겠지만, 반대로 피할 시간도 그만큼 줄어든다. 구단에서는 “잘 피하지도 못하는 스타일”이라고 안타까워한다.

그럼에도 최정은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고, 올해도 벌써 20개의 대포를 때리며 리그 홈런 레이스에 참여하고 있다. 1.028의 OPS(출루율+장타율)에서 보듯 여전한 기량을 과시 중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14개의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해 올해도 20개 이상의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SSG 팬들은 되도록 덜 맞으면서도, 되도록 더 많이 때리는 최정의 경력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세계 신기록은 이미 초읽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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