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단 내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리그 강행이 의미가 있을까.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 선수단 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후폭풍이 매우 클 전망이다. 

10일까지 KBO 발표에 따르면 NC는 3명, 두산은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 5명이 이탈하는 것은 당연한데, 문제는 밀접접촉자다. 선수단은 평소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한다고는 하나 그라운드에 나갈 때는 보통 마스크를 벗는다.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일주일에 6일 이상을 단체 생활하면서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을 수 없다. 선수는 물론 감독, 코치도 예외는 없다. 밀접접촉자들은 확진자와 마찬가지로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그래서 KBO와 각 구단은 선수단 내 확진자 발생을 가장 경계해왔다.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예비 엔트리에 든 선수들이 전원 화이자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게 그나마 긍정적 요소다. 두산과 NC에서는 각 13명씩 올림픽 대표 선수로 백신 접종을 마쳤다. 이중 입대 또는 부상 선수를 제외하고, 2군 선수까지 포함하면 각 팀에서 현재 기용 가능한 인원은 10명 남짓이다. 1군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르기는 턱없이 부족한 인원이다. 

두산과 NC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할 수밖에 없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백신 접종 선수를 제외한 선수들, 감독, 코치 전원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 경우 감독과 코치, 선수들까지 퓨처스리그 인력을 동원해야 하는데, 퓨처스리그에서 대규모 인원을 한꺼번에 수혈하기란 쉽지 않다. 이때 퓨처스리그 중단은 불가피하다. 

올해 KBO가 발표한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에 따르면 선수단 내에 확진자가 발생해 역학조사를 실시한 결과 구단 내 밀접접촉자가 발생하면 구단 내 확진자 및 자가격리 대상(선수) 인원수와 상관없이 구단 대체 선수들을 투입하여 리그 일정을 정상 진행한다. 단, 엔트리 등록 미달 등 구단 운영이 불가하거나 리그 정상 진행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긴급 실행위원회 및 이사회를 요청해 리그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 

리그를 중단하면 확진 발생 시부터 3주를 계산한다. 자가격리 2주, 연습 기간 1주로 정해뒀다. KBO리그는 오는 19일부터 올림픽 휴식기를 맞이한다. 올림픽 휴식기는 다음 달 9일까지 3주다. 휴식기 전 일주일가량 리그 중단이 정규시즌 일정 소화에 영향이 없을 수는 없지만,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다. 자칫 몇 경기를 더 강행하려다 KBO리그와 구성원 전체에 코로나19 후폭풍이 더 거세게 불어닥칠 수도 있다.  

두산과 NC가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리그 중단 없이 경기를 치르면 경기 수를 채우는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 두 팀은 사실상 2군 전력으로 상대 1군 선수들과 맞서야 하기에 큰 손해다. 두산은 11일 현재 36승38패로 7위에 머물러 있지만, 전반기까지는 5할 승률을 회복해 후반기에는 5강 싸움을 할 계획을 세웠다. NC는 37승35패2무로 5위다. 역시나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전반기까지 7경기가 남았지만, 이 기간 성적이 시즌 최종 순위를 결정할 수 있기에 절대 적은 경기 수가 아니다. 상대 팀들도 여러모로 껄끄러울 수 있는 상황이기에 일각에서는 "리그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위험한 조짐도 있다. 10일 역학조사 과정에서 지난 2일 두산과 경기를 치른 KIA 타이거즈 선수단의 밀접접촉 가능성이 제기돼 전원 PCR 검사를 받았다. 10일 광주 kt-KIA전도 취소됐다. KIA 선수단 내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면 사태는 점점 더 심각해진다. 

KBO는 일단 두산과 NC의 역학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최근 PCR 검사를 받은 두산, NC, KIA, 한화를 제외한 6개 구단에 11일까지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로 전수 검사를 요청해뒀다. 조금 더 신중하게 10개 구단 상황을 살피는 움직임이다. 리그 중단이 절대 쉬운 선택지는 아니지만, 리그 강행이 의미가 없다면 어려워도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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