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유는 없다. 편의점에 도착하자마자 음식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다.
[스포티비뉴스=도쿄, 맹봉주 기자·배정호 영상기자] 하루 단 한 번. 시간은 15분. 그 안에 하루 먹을 음식을 모두 사야합니다.

저는 지금 일본 도쿄에 있습니다. 2020 도쿄올림픽 취재기자로 18일 일본에 입국했습니다.

인천을 출발해 일본 나리타공항까지 비행시간은 2시간 남짓. 하지만 나리타공항에서만 3시간 넘게 있었습니다. 각종 서류를 제출하고 공항에서 진행한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숙소까지 이동도 쉽지 않습니다. 나리타공항에서 같은 비행기를 탄 한국 기자들과 함께 버스를 타 도쿄 시내로 간 다음, 도쿄올림픽 조직위가 잡아준 택시를 타고 예약한 호텔로 갑니다. 일본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2시이지만 호텔 방에 들어와 시계를 보니 5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해외에서 온 도쿄올림픽 취재기자는 일본 입국 다음 날부터 3일 동안 자가 격리에 들어갑니다. 입국 당일 호텔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외출이 제한되기 때문에 사실상 자가 격리 기간은 4일에 가깝습니다.

이 기간 외출은 하루에 딱 한 번 허용됩니다. 시간은 15분. 근처 편의점에서 음식을 사기 위해서죠. 도쿄올림픽 조직위나 호텔 측에서 음식을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때문에 이 15분 동안 하루 먹거리를 모두 사놔야 합니다.

첫 날은 멘붕이었습니다. 편의점에서 살 음식을 미리 알아보고 메모까지 해갔지만, 사고자하는 음식은 이미 동이 나고 없는 상황. 어쩔 수 없이 돈가스 샌드위치 하나와 생수만 잔뜩 안고 숙소로 왔습니다.

다음 날엔 좀 더 전략적으로 움직였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아침과 저녁 시간대는 피했습니다.

욕심도 줄였습니다. 다양한 음식을 사려는 생각보단, 당장 해결해야할 끼니와 생필품을 챙기는데 집중했습니다. 호텔을 나오자마자 열심히 뛰면서 15분을 알차게 사용하려 노력했습니다.

다행히 날이 갈수록 15분 동안 편의점에서 제가 원하는 음식을 사는 노하우가 쌓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깁니다. 과연 저는 자가 격리를 제대로 하는 걸까요?

호텔을 나와 편의점을 거쳐 다시 돌아오기까지 지나친 일본 사람만 10명이 넘습니다. 편의점 안에도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하루 15분 외출 허용의 자가 격리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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